소규모에서 ‘클러스터’로 변질되는 코로나19 집단감염

입력 2020-10-13 15:16 수정 2020-10-13 15:18
추석연휴기간 대전지역 집단감염 관계도. 전희진 기자

추석 연휴 이후 일부 가족들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가 지역사회 내 감염 클러스터로 변질되고 있다.

대전뿐 아니라 경기 의정부시의 한 병원에서도 연휴 이후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해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3일 대전시와 의정부시 등에 따르면 대전은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함께 식사를 한 친인척 등에서 확진자가 3명(대전 365~367번) 나왔다.

지난 7일에는 이들과 접촉한 70대 남성 A씨(대전 370번)를 비롯해 A씨의 아들과 딸, 아내, 사위, 며느리, 손주 등 일가족 7명(대전 371~377번)이 연이어 확진됐다.

A씨 가족은 추석 당일인 지난 1일 경북 예천군으로 벌초를 다녀온 뒤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휴 이후 이들 가족이 접촉한 이들의 수만 해도 3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A씨의 딸인 372번 확진자는 2~5일 서구의 한 아파트에 있는 공부방에 출근했다. 이 공부방에서 공부를 한 학생 5명(대전 378~382번)도 확진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현재 A씨 가족에서 시작된 감염 확산이 소강상태를 보임에 따라 이들 가족을 통한 추가적인 감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지난 3일 함께 식사를 한 뒤 가족 7명이 한꺼번에 확진된 60대 남성 B씨(대전 385번) 가족과 관련된 집단감염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이들 가족과의 연결고리가 확인된 어린이집·교회수련회·병원 등에서 추가 확진자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먼저 당시 식사에 참석한 B씨의 손자(대전 389번)가 다니는 유성구의 한 어린이집에서는 원아 3명, 원장·교사·직원 4명 등 7명이 확진됐다. 이들의 가족 역시 8명이나 감염되며 이 어린이집과 관련해 총 1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오늘(13일) 오전에는 B씨의 사위인 388번 확진자와 접촉한 20대 남성 2명(대전 409·410)이 확진됐다. B씨는 현재 전북 전주시에서 목사로 활동 중이다.

B씨의 사위와 신규 확진자 2명은 지난 8~10일 충남 아산의 한 연수원에서 열린 선교회에 참석했다. 약 70명이 참석한 이날 수련회는 대전의 한 교회가 주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해교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은 “행사를 주관한 인솔자와 주최자 등에 대해 고발 등 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방역당국은 이밖에 B씨의 딸이자 389번 어린이의 엄마인 387번 확진자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총 266명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263명이 음성판정을 받았으며 나머지 3명은 오늘 중 검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B씨의 또 다른 딸인 390번 확진자는 유치원 교사로, 방역당국이 전날 접촉자 110명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시는 사위인 391번 확진자가 다니는 대전 지역의 한 공공기관에서 접촉자들에 대한 검사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이들 가족에서 시작된 지역 내 집단감염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지만, 시는 확진자들에 대한 조치가 빠르게 이뤄지는 만큼 이번주 중 사태가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국장은 “교회 등에서의 집단감염 등이 소강상태를 보인다면 조금 더 이르게 안정화 될 것으로 보인다”며 “빠르면 이번주 중 안정화 될 것이라는 희망섞인 바람을 갖고 있다. 새로운 돌발 변수가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마스터플러스병원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진행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클러스터화 된 집단감염은 대전뿐 아니라 경기도 의정부시에서도 확인됐다.

재활전문 병원인 의정부 마스터플러스 병원에서는 최초 감염이 확인된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관련 확진자가 57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6일 이 병원의 입원환자와 보호자, 간병인, 간호사 등 2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보건당국은 입원 병동 3~5층을 코호트 격리 조치하고 환자, 보호자, 간병인, 의료진, 직원 등 565명을 전수 검사했다.

3차까지 진행된 전수검사 결과 7일 9명, 8일에는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의 가족 1명, 9일 12명, 10일 1명, 12일 8명 등 꾸준히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다행히 확진자들의 동선은 재활병원의 특성상 동선이 병원내로 한정돼 있어 병원 관계자 외 확진자는 가족 1명으로 n차 감염사례는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 경로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보건당국은 추석 연휴 기간 집을 다녀온 확진자를 통해 유입된 코로나19가 병동 안에서 일주일간 퍼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이 병원에는 환자, 보호자, 간병인, 의료진, 직원 등 500여명이 있었는 데 밀폐된 공간에서 접촉이 많았던 만큼 빠르게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당국은 3차 진단 검사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된 만큼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코로나19가 잠복할 수 있다고 판단, 코호트 격리를 유지하고 조만간 4차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전·의정부=전희진 박재구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