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마스크, 휴지, 세면용품 등이 바다를 건너 배달되는데 걸린 시간이다. 여수 동북쪽의 장도에서 모바일 앱으로 생필품을 주문하자 드론과 자율주행 로봇이 움직였다. GS칼텍스 소호주유소에 있던 드론이 인근의 GS25 편의점에 들러 4㎏ 남짓한 생필품을 싣고 0.9㎞의 바닷길을 날았다. 장도 잔디 광장에 있던 자율주행 로봇이 이를 전달받아 0.7㎞를 달려 장도 창작스튜디오로 배송을 마무리했다.
GS칼텍스는 13일 여수 장도에서 이같은 드론 및 로봇 배송을 시연했다. 주유소를 드론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 편리하고 신속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드론 이착륙이 어려운 장소에서 주문하는 경우에 대비해 자율주행 로봇과 드론을 결합해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GS칼텍스는 “기존 유통 인프라에 접근이 어려운 도서 지역에 생활 물품과 구호 물품을 비대면으로 배송할 수 있게 돼 물류 사각지대의 주민들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GS칼텍스는 지난 2015년부터 여수공장에서 인력 접근이 어려운 설비 상부의 부식과 균열 점검을 위해 드론을 활용해왔다. 이번 시연을 시작으로 드론을 본격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협업해 여수에서 드론과 로봇을 이용한 도서 지역 배송 실증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지난 4월 인천물류센터에서 유류 샘플 드론 배송 시연을, 지난 6월 제주도 무수천 주유소에서 편의점 상품 드론 배송 시연을 하는 등 드론 배송 시스템 구축을 시도해왔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수요 증가와 모빌리티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이라며 “주유소를 주유, 세차, 정비 등 일반적인 서비스뿐만 아니라 전기차 충전, 수소차 충전, 카셰어링, 드론·로봇 배송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점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GS칼텍스는 이날 여수 장도에서 친환경 그림 전시회를 개최했다. 자동차 배기구, 굴뚝 등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를 포집·정제해 만든 친환경 잉크 ‘에어잉크’를 활용한 김태중 작가의 작품이 전시됐다. 에어잉크는 미국 스타트업 그래비키 랩스가 개발한 것으로 GS칼텍스는 앞으로도 협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GS칼텍스가 문화예술 프로그램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예울마루 2단계 사업으로 조성한 ‘가꾸어가는 예술의 섬, 장도’는 지난해 5월 개관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