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이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에서 후원사에서 제작한 고가의 경량 손목시계를 착용하고 통산 13번째 우승을 차지한 걸로 알려졌다.
미국 포브스는 13일 “프랑스오픈에서 나달이 착용한 손목시계는 ‘RM 27-04’ 모델로, 가격이 105만달러(약 12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매 순간 라켓을 휘두르고 뛰어다녀야 하는 테니스의 특성상 시계를 차고 경기에 나선다는 건 사실 상상하기 힘들다. 비결은 무게에 있다. 보도에 따르면 나달과 후원 계약 10주년을 맞이해 스위스의 유명 시계 브랜드 리처드 밀이 발표한 이 시계의 무게는 30g에 불과하다.
리처드 밀은 시간 확인용이 아니라 단순히 홍보 목적으로 시계를 차야 하는 나달의 경기력에 최대한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경량 시계를 따로 제작한 것. 포브스에 따르면 이 고가의 경량 시계는 전 세계에 단 50개 밖에 없는 ‘한정판’이다.
나달은 이 시계에 대해 “이제는 거의 피부처럼 느껴질 정도”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도 나달은 시계를 차지 않은 것처럼 플레이했고, 우승한 뒤 트로피를 품에 안고는 유독 시계가 도드라지는 포즈를 취해 ‘홍보모델’로서의 부업에도 충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나달은 10년 전부터 이 회사와 후원 계약을 맺고 매 대회마다 시계를 착용해 왔다. 2015년 프랑스오픈에는 ‘RM 27-02’라는 모델의 시계를 착용했는데 가격이 85만달러, 당시 환율로 9억 4천만원에 달했다. 2017년 US오픈에 차고 나온 ‘RM 27-03’의 가격은 72만5000달러로 추정됐다.
나달 외에 다른 ‘빅3’인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와 로저 페더러(4위·스위스)도 시계 브랜드와 후원 계약을 맺고 있다. 조코비치는 세이코(일본), 페더러는 자국 브랜드인 롤렉스(스위스)다. 이들은 나달과는 달리 경기 중엔 손목시계를 착용하지 않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