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나라장터 비싸다는 물품 재검증했더니…

입력 2020-10-13 10:51

조달청이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공공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의 물품 가격이 시중 쇼핑몰에 비해 여전히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2배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품목도 있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성호 의원(더불어민주당·양주시)은 경기도가 시중보다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이 비싸다고 제시한 물품 90개의 가격을 재검증한 결과, 시장 변동에도 불구하고 41개 물품이 여전히 비싼 것으로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정 의원 측에 따르면 경기도가 제시한 90개 물품의 가격을 재검증했다(9월 기준).

90개 물품 중 75개 물품이 여전히 나라장터에서 거래되고 있었고, 이 중에서 41개 물품의 가격은 시중가격보다 여전히 비쌌다.

대표적으로 시중보다 2배 이상인 물품이 4개나 됐다.

니콘 카메라렌즈는 시중에서 5만1460원이지만 나라장터에서는 12만원, 하만 매립형 PA스피커는 시중은 11만원인데 비해 나라장터는 23만1000원, 시스코 무선랜 엑세스포인트 역시 시중에서 37만4000원이지만 나라장터에서는 76만6000원이었다.

이와 함께 고가제품 중에서도 가격차이가 50만원 이상인 4종이 확인됐다.

엡손 프로젝터의 한 물품의 시중가격이 141만원인데 나라장터는 200만원, 또 다른 물품은 시중에서 127만원인데 비해 나라장터에서 205만원이었다.

HP플로터 프린터도 한 물품은 시중에서 547만원인데 나라장터에서 688만원, 또 다른 한 물품은 시중가 1020만원인데 나라장터는 1133만원이었다.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은 국가기관과 그 산하기관, 지방정부와 그 산하기관, 교육행정기관 등 5만7734개에 달하는 공공기관이 국민혈세를 들여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쇼핑몰이다.

지난해 기준 19조7000억원이 거래되는 준독점적 정부조달 플랫폼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6월 나라장터 판매물품 3341개에 대한 가격조사를 실시해 이 중 1392개(41.7%)가 시중보다 비싼 것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조달청은 제조사 다름(532건), 인도조건 상이(445건), 허위 및 미끼(160건) 등 10가지 사유에 따른 가격 차이로 나라장터 쇼핑몰이 결코 비싸지 않다고 반박했다.

경기도는 또 다시 올해 7월에 6129개의 나라장터 물품 가격을 조사(3~4월 실시)하였고, 이 중 가격 비교가 가능한 총 646개 물품 중 90개 물품(13.9%)의 가격이 나라장터가 비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성호 의원은 “경쟁제한적인 정부조달시장의 특성으로 민수·관수 시장의 이중화와 가격 격차로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조달시장도 경쟁체제를 도입하거나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입점업체 간 경쟁체제를 강화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