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뮤지컬 ‘귀를 기울이면’… 장애 장벽 허문다

입력 2020-10-13 10:22

‘보는’ 뮤지컬이 아닌 ‘듣는’ 뮤지컬이 막을 올린다. 무대에는 시각장애인 배우가 올라 장애 장벽을 허물면서 단절을 통한 감각의 확장과 장애에 대한 이해를 제공할 예정이다.

암전 뮤지컬 ‘귀를 기울이면’이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윤당아트홀에서 개최된다. 한국영상대학교 미디어창작과 겸임교수인 김혜진 극작가의 작품으로 시각장애인 인식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이번 공연은 시각적인 요소에 제한을 두고 청각에 집중하는 색다른 형태의 공연이다.

작품은 늘꿈시각장애인센터의 이야기들로 채워진다. 장애가 있으나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는 이들의 평범하고도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무대에는 시각장애인 두 명을 포함해 총 여섯 명의 배우가 오른다. 이들은 오직 소리로만 서사를 안내하며 암전의 세계로 관객을 이끌 예정이다. 또 시각장애인 안서연씨가 ‘귀를 기울이면’ 대본을 읽고 느낀 감정을 색깔과 사물에 매치해 만든 스티커와 엽서를 제공하면서 감상 폭을 넓힐 계획이다.

김 작가는 뮤지컬 ‘창문너머 어렴풋이’와 웹드라마 ‘여신을 부탁해’ ‘맵시가 필요해’를 집필한 인물이다. 그는 “서로 다른 사람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며 함께 살아가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암전 뮤지컬이라는 색다른 형태의 공연으로 제작했다”며 “공연을 보는 동안은 장애인 구분 없이 서로를 이해하며 존중을 쌓아가 편견을 깨뜨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연을 기획한 라이프에디트는 “역경을 딛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도 자신만의 꿈을 찾아 용기 낼 힘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라이프에디트는 지난해 12월 암전&사운드 융합 뮤지컬 ‘너의 목소리가 들려’ 정기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