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라임펀드 사건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5000만원을 전달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강력 반박했다.
강 전 수석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강세씨를 청와대에서 20여분 만났지만 조언만 해주고 끝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씨는 김 전 회장의 대리인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 8일 이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씨가) 연락을 받고 청와대로 들어간다고 해서 (돈이) 전달된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했다”며 이씨를 통해 강 전 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강 전 수석은 “지난해 7월 MBC 사장 시절 정치인으로 만났던 이씨가 갑자기 통화하자더니 보고 싶다고 그래서 청와대로 들어오라 해서 만났다”며 “끝마무리쯤 본인이 회사 대표인데 모 신문에서 기사를 자꾸 내서 어려워지고 있다기에 금융감독기관에 빨리 검사를 받아 종료하면 될 거라고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상조 실장에게 전화했느냐는 질문엔 “전화하면 김영란법 위반이고 청와대는 그렇게 전화하지 않고 만난다. 거기서 김 실장에게 면전에서 화내듯 전화했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강 전 수석은 “저는 이씨가 무슨 일 하는지 몰랐다. 자기 회사에 투자를 받아야 되는데 투자해 줄 회사에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며 “결론적으로 청와대에는 돈을 가지고 들어올 수 있는 구조가 안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직원, 하다못해 수석들도 출퇴근 때 가방 검사도 받고 들어올 때는 반드시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과하게 된다”며 “돈 5000만원을 가지고 들어온다는 그 자체는 청와대를 조금만 알면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된다”고 지적했다.
강 전 수석은 “김 전 회장이 이런 주장을 지난 4~5월부터 했다는데 실제 이씨가 돈을 전달했다면 나도 조사대상이었을 것인데 이씨가 전달하지 않았다고 하니 돈을 준 실체는 없어 조사받지 않은 것”이라며 “이후 내가 금감원이나 청와대, 금융회사 등에 청탁했다는 증거도 없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강 전 수석은 김 전 회장이 허위진술한 이유를 묻자 “잘 모르겠다”며 “두 사람의 금융사기 사건이 물타기가 돼 권력형 게이트로 변질되고 있는 것엔 성공한 것 같다”고 답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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