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숨통 트이는 프로스포츠

입력 2020-10-13 06:30
12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친선경기 2차전, 관중들이 거리두기를 지키며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뉴시스

스포츠의 계절 가을에 프로스포츠 팬들이 경기장에 나들이를 갈 수 있게 됐다. 정부가 12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인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낮추기로 결정하면서 스포츠 팬들의 숨통도 트이게 됐다.

포스트 시즌을 향해 달려가는 프로야구는 13일부터 야구장 관중석을 다시 개방한다. 각 지역 경기장 상황에 따라 수용인원의 20% 초중반 선에서 관중을 들일 예정이다. KBO는 “정부는 최대 30%까지 관중 입장을 허용했지만, 관람 질서의 안정성을 확보할 때까지 지난 8월과 같이 경기장마다 20% 초중반 선으로 객석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구와 배구 등 실내 스포츠는 야구, 축구와 같은 야외 스포츠보다 한발 천천히 관중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프로농구연맹(KBL)은 12일 구단들과 화상 협의를 통해서 유관중 경기에 대한 논의했다. KBL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역과 구단마다 사정이 달라서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서 팬들을 맞을 준비를 아직 하는 중”이라면서도 “빠르면 오는 주말부터 경기장을 보러 오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L은 13일에도 각 프로구단과의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프로배구연맹(KOVO)은 오는 17일 열리는 개막전에서는 무관중 경기를 유지할 방침이다. KOVO 관계자는 “개막은 준비한 대로 무관중으로 시작할 가능성이 99.9%”라며 “유관중 전환의 시기는 이번주 중 구단들과 상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프로야구 팬들로 가득찼었던 서울 잠실야구장 모습.

다만 KOVO도 2020-2021시즌 프로배구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19 대응 통합 방역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관중들을 받을 때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KOVO는 지난달 열린 컵대회에서 실시한 경기장 방역 시스템을 V-리그 9개 전 경기장에 걸쳐 확대했다. 전문 방역업체가 경기장 내·외부를 경기 전날 1회, 경기 당일에는 3회에 방역한다. 또 전 경기장 출입구에는 자동 체온 측정기와 친환경 소독제를 분사하는 ‘스마트 방역 게이트’가 설치될 예정이다.

프로스포츠 선수들에게는 경기를 뛰면서 관중들과 호흡하는 것으로 힘을 얻는다. 17년 동안 코트를 누비다가 지난 11일 은퇴한 프로농구선수 양동근은 “죽일 놈의 코로나”라며 “체육관이 팬들로 다시 가득 찼으면 좋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프로스포츠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관중을 받게되면서 프로스포츠 전반의 활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관중은 프로스포츠가 유지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한 구단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에도 경기장 입장료를 통해 얻는 수익은 체육관 유지비 정도밖에 나오지 않지만, 관중과 함께 할 때 스포츠의 의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얼마나 관객 얼마나 많은지에 따라 따라 스폰서에게 받을 수 있는 수익이 달라지기도 한다는 점도 유관중 경기를 기다렸던 이유기도 하다.

12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이 국가대표팀과의 친선경기를 마친 뒤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간의 2번째 맞대결이 지난 12일 ‘유관중’으로 열리게 됐다. 3000명의 축구 팬들은 오랜만에 대표팀 경기를 ‘직관’했다. 여전히 코로나19 방역이 유지되는 만큼 안전 수칙은 필수였다. 음식물 반입과 취식이 전면 금지되고, 육성 응원도 불가능했다. 경기장 출입 시에는 총 4단계(QR코드 인증, 모바일 티켓 확인, 체온측정, 소지품 검사) 절차를 거치고, 경기장 안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