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텔레그램 ‘박사방’의 무료 대화방에서 성 착취물을 내려받은 회원 수백명의 신원도 파악해 수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운영자인 ‘박사’ 조주빈과 공범 외에 성 착취물을 받은 사람들도 추적해온 경찰은 돈을 낸 흔적이 있었던 유료회원 외에 그동안 추적이 어려웠던 무료 회원의 신원도 300명 가까이 파악해 입건했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박사방에서 이른바 ‘입장료’를 내지 않고 성 착취물을 받은 무료 회원 280여명의 신원을 확인해 각 지방경찰청에 입건하도록 지휘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은 수위별로 3단계로 나뉜 유료 대화방을 운영하면서 이를 홍보하려는 목적으로 무료 대화방을 운영했다.
무료 대화방 회원은 돈이 흘러간 흔적이 있는 유료 회원과 달리 추적이 어려웠다. 경찰은 그러나 조주빈이 지난해 12월 무료 회원에게 특정 피해자의 이름을 알린 뒤 검색을 하도록 지시해 포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도록 한 점을 단서로 신원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특정 시간대에 특정 인물의 이름을 검색한 이들의 명단을 확보하고, 이를 조주빈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무료 회원과 비교·대조한 것이다. 조주빈 자신도 검색을 지시한 뒤 함께 검색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무료 회원을 상대로 성 착취물 소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이 포털 검색어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업무방해 혐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