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열병식에 분노한 트럼프…중국은 “세계적 관례” 두둔

입력 2020-10-12 18:05

“관례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한 것에 미국 등에서 우려가 나오자 중국 정부가 밝힌 입장이다. 실망감과 분노를 표출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180도 다른 반응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세계에서 적지 않은 국가가 중요한 기념일에 관례로 열병식을 한다”며 “중국은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축하하며 북한의 각종 사업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노동당의 영도 아래 끊임없이 새로운 성과를 거두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북한을 적극적으로 두둔한 셈이다.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신화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지난해 선보인 신형 단거리 4종 세트 중 하나인 전술지대지미사일인 '북한판 에이테킴스'를 공개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자오리젠 대변인은 다만 “중국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다. 우리는 각국과 함께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고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지난 10일 전례 없는 심야 열병식을 하며 세계 최대급으로 평가받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신무기를 공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의 알렉스 워드 기자는 이날 트위터에 “ICBM과 자체 제작한 트럭 발사대(이동식 발사대)가 공개된 북한의 열병식에 대해 트럼프가 진심으로 화를 냈다고 가까운 소식통이 전했다”며 “(소식통이 전하기를) 트럼프는 김정은에 대해 정말로 실망했으며, 그런 실망감을 다수의 백악관 관리들에게 표출했다”고 밝혔다.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북한을 두고 미·중의 대립이 도드라진 꼴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백악관 블루룸 발코니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연설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AP 연합뉴스

북한의 ICBM 공개에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했다는 내용의 복스 기자 트윗. 트위터 캡처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