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히로부미 친필”…美대학서 한국은행 정초석 자료 나왔다

입력 2020-10-12 15:15 수정 2020-10-12 15:30
한국은행 구 본관의 정초석(왼쪽, 연합)과 '조선과 만주의 경제 개요' 표지 사본(전용기의원실연합)

옛 조선은행 건물이었던 한국은행 구(舊) 본관(현 화폐박물관) 건물의 정초석(머릿돌)이 조선총독부 초대 통감인 이토 히로부미의 친필임을 입증하는 자료가 나왔다. 문화재청은 우선 현장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구 본관 건물 정초석의 ‘定礎’(정초) 글씨를 이토가 썼다는 증거로 조선은행이 1918년 발간한 ‘조선과 만주의 경제 개요’(Economic outlines of Chosen and Manchuria)라는 간행물 사본을 제시했다.

전 의원은 “현재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버클리) 도서관이 소장 중인 이 책 6쪽에는 ‘이 건물의 정초석은 이토 공작의 친필로 만들어졌다’는 설명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료보다 더 중요한 증거는 없다”면서 “문화재청이 선제적으로 나서서 하루빨리 친필 고증을 마치고 정초석 철거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한국전통문화대·문화재연구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책자를 들고 정재숙 문화재청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전문가 현장조사를 통해 진위가 확실해지고 한국은행이 철거하겠다고 하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철거 여부를 확정짓게 된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한국은행 구 본관 건물의 정초석 글씨를 쓴 사람은 이토라는 주장이 나왔으나 글씨 왼편의 작성자 부분이 지워져 있어 확신할 수 없는 상태였다. 현재 해당 건물은 사적 280호로 지정돼 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