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이후 대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한 가운데 추가 감염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가족을 중심으로 발생하던 집단감염이 확진자의 직장 및 접촉자들까지 이어지고 있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대전시는 유성구의 한 어린이집 원아 3명(대전 392~394번), 직원 4명(대전 395~398번) 등 총 7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12일 밝혔다.
이 어린이집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대전 389번 어린이가 다니는 곳이다. 389번 어린이는 전날 확진된 일가족 7명(대전 385~391번) 중 한 명으로 이 가족은 연휴기간인 지난 3일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어린이집에는 389번 어린이를 포함해 총 14명의 원아가 다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전날 늦은 오후 해당 어린이집에 긴급 연락을 취해 원아 12명, 직원 6명 등 총 18명에게 검사를 받도록 했다. 부모와 함께 여행 중인 원아 1명은 여행지역에서 검사를 받았다.
389번 어린이를 포함해 확진된 원아들은 모두 24개월 미만이어서 교육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방역수칙에 따르면 호흡하는 힘이 약한 24개월 미만 영유아는 마스크 의무착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해교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은 “확진된 어린이들은 24개월 미만이라 교육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며 “종사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또 지난 10일 확진된 30대 여성(대전 384번)과 이 가족 간 연결고리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오후 6시쯤 유성구의 한 아동전문 병원에서 384번 확진자가 자녀를 데리고 수액주사를 맞힐 당시, 389번 어린이와 이 어린이의 엄마인 387번 확진자가 모두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이 이 병원 직원 및 환자 등 총 58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음성판정이 나왔다.
정 국장은 “병원 외래를 통해 이들이 2시간 정도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현재까지는 384번 확진자가 그 자리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산발적인 집단감염 사례가 가족을 넘어 직장 및 시설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대전은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함께 식사를 한 친인척 등에서 확진자가 3명(대전 365~367번) 나왔다.
이후 지난 7일에는 이들과 접촉한 370번 확진자와 이 확진자의 아들과 딸, 아내, 사위, 며느리, 손주 등 일가족 7명(대전 371~377번)이 연이어 확진됐다. 이들 가족은 추석 당일인 지난 1일 경북 예천군으로 벌초를 다녀온 뒤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370번의 딸인 372번 확진자는 2~5일 서구의 한 아파트에 있는 공부방에 출근했다. 이 공부방에서 공부를 한 학생 5명(대전 378~382번)도 확진판정을 받았다.
일부 가족을 중심으로 발생한 집단감염이 공부방·어린이집 등 n차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정 국장은 “어린이집에서의 집단감염으로 많은 학부모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은 이유를 불문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방역당국도 최선을 다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개인·시설별 방역수칙을 준수해 주시길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고 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