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기간에 생일파티를 열어 공분을 산 요리연구가 겸 유튜버 국가비 논란에 한 보건소 직원이 남긴 댓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국가비는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에 문제의 생일파티 영상을 게시했다. 남편인 ‘영국남자’ 조쉬가 국가비의 생일을 기념해 지인들을 초대했고 이들은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축하인사와 선물을 주고받았다.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기는 했으나 마스크를 벗고 케이크 촛불을 끄는 장면, 선물 받은 립스틱을 그 자리에서 바르는 장면 등이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국가비는 이튿날 영상을 삭제하고 1차 사과문을 공개했다. 그는 “치료를 위해 한국행을 결정하면서 자가격리 생활과 수칙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싶은 마음에 검색 등을 통해 정보를 확인했고 행동요령을 보건소에 문의한 적 있다”며 “사회적 거리 2m를 유지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상황이라면 대면해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업로드된 영상에 대해서도 방역수칙 위반 사실이 있다면 확실하게 조치하기 위해 오늘 아침 다시 한번 관할 보건소와 연락을 했고 당시 정확한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해 드렸다”며 ‘가족이라도 집 안에 들어가는 건 안 되고 어떤 상황에서도 외부인의 내부 출입은 불가하다’ ‘물품 전달 등을 위해 갈 때는 2m 밖에서 마스크를 쓴 채 접촉 없이 짧은 안부 정도는 나눌 수 있다’ ‘입국 시 검사를 받아 음성으로 나오고 증상이 없기 때문에 위반이 아니다’ 등 세 가지 사항을 보건소로부터 안내받았다고 썼다.
국가비의 해명에도 일부 시청자들은 경솔했다는 지적을 이어갔다. 그중 자신을 보건소 직원이라고 소개한 네티즌 A씨의 댓글은 수백건의 공감 수를 얻으며 화제를 모았다. A씨는 “자가격리 중 ‘이건 안돼? 저건 안돼?’ 하는 민원인들이 떠올라 인상이 찌푸려진다”며 “자가격리 중에 가족 임종도 못 보는 걸 알고 계시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자가격리 취지를 고려하면 지인들 초대하고 생일 파티하는 거 직원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모니터링 주의 대상일 것”이라며 “보건소에서 위반 아니라 했으니 괜찮다는 식의 언행은 좀 그렇다”고 국가비의 사과문 내용을 비판했다. “앞으로 이런 식으로 교묘하게 할 거 다 하는 사람이 늘어날까봐 스트레스받는다. 2m 거리 두기라는 말이 그 안에서 생쇼 다 하라는 뜻 아니다”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또 국가비의 해명 중 ‘입국 시 검사에서 음성이기 때문에 위반이 아니다’라는 부분을 짚으며 “(보건소 측에서) 어떤 행동이 위반이 아니라고 했는지 알려달라”고 말했다. A씨는 “해외입국자는 자가격리를 시작하면서 입국 후 3일 이내에 검사를 받는다. 양성일 시 치료를 받고 음성이면 2주 자가격리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음성이면 덜 위험하고 괜찮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문장이다. 결과 상관없이 방역수칙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피력하는데, 결과 상관없이 2주 동안 자가격리 방역수칙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국가비는 2차 사과문을 게재해 재차 고개를 숙였다. 그는 “자가격리 기간 중 발생한 저의 부주의함뿐만 아니라 불충분한 사과와 제 입장만을 고려한 설명으로 많은 분께 실망과 불쾌감을 드렸다”며 “변명의 여지 없이 저의 불찰이었고 잘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가격리가 끝난 후 치료를 받는 동안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콘텐츠 촬영 및 제작 활동을 당분간 중단하고 충분한 반성의 시간을 통해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국가비는 아르헨티나 출생으로 스페인과 미국, 프랑스 등에서 지냈다. 2014년 올리브 ‘마스터셰프코리아3’에 출연해 준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5년에는 ‘영국 남자’로 활동하는 유명 유튜버 조쉬와 결혼했다. 영국에 거주해온 그는 최근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은 뒤 치료를 위해 귀국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