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 다음엔 나일까 두려워” 한 택배기사의 호소

입력 2020-10-12 09:46 수정 2020-10-12 10:13
연합뉴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택배 기사의 글에 네티즌들의 위로와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1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CJ 택배 기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택배 기사라고 밝힌 글쓴이는 늘어난 택배 물류와 그에 따른 배송 기사들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주문하신 지 오래됐는데. 물건 움직임도 없고 기본 2~3일이고. 스트레스 많이 받으시리라 생각합니다”라며 “스트레스 받으시는 만큼 배송 기사님들도 죽어납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명절을 12번 보냈는데 올해 만큼 명절 전과 후가 힘들었던 적은 없습니다”라며 추석 연휴 이후까지 이어지고 있는 ‘택배 대란’ 속에서의 고충을 토로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 캡처

또 글쓴이는 “매일 이렇게 된다면 뉴스에 나오는 택배 기사님들 과로사로 돌아가신다는 기사의 주인공이 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적었다. 지난 8일 또 1명의 택배 기사가 배송 업무 중 과로로 숨졌다. 올해 들어 8번째다.

그는 택배회사 측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쓴이는 “1~2일 집하금지 조치를 하고 hub를 돌리면 어느 정도 해결이 될 것 같은데 절대 그렇게는 안 할 것이고 결국엔 10월 내내 상황이 반복될 것 같습니다”고 주장했다.

hub란 전국에서 집화한 택배를 모아 배송지로 보내는 터미널로, 글쓴이는 현재 hub에 쌓인 물량부터 배송을 완료하고 다시 새 택배 집하를 시작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사님들은 물건이 오면 무조건 배송해드리려 한다”면서도 “지금은 조금 힘듭니다. 조금만 이해해주시고 기다려주십시오. 일선에서 저희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불편을 겪고 있는 고객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택배 배송 기사들은 늘어난 배송 물량으로 인한 업무 피로를 호소해왔다. 지난 추석 연휴에는 정부와 택배회사가 긴급 인력을 투입하기도 했지만, 연휴가 끝난 이후에도 전국 곳곳에서 배송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택배 기사들은 정부와 사측에 분류 작업 인력 증원 등 배송 기사들의 노동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