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어진 격차… 다급한 트럼프, 슈퍼맨 되려 했다

입력 2020-10-11 21:51 수정 2020-10-11 22:0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원 당시 슈퍼맨 티셔츠를 입는 ‘깜짝쇼’를 계획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코로나19 확진 이후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공개 행사를 연 상황을 다루면서 이러한 뒷얘기를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입원한 뒤 3일만인 지난 5일 퇴원,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해 있을 동안 와이셔츠 속에 슈퍼맨 티셔츠를 입은 채 병원을 나서면서 쇠약한 모습을 보이다가 와이셔츠를 벗어젖히며 ‘힘의 상징’인 슈퍼맨 티셔츠를 보여주는 ‘깜짝쇼’를 구상했었다고 전했다.

다만 5일 퇴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깜짝쇼를 실행에 옮기진 않았다. 일부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슈퍼맨의 상징인 ‘S’ 문양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자신이 강한 사람이며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워진 상태라는 것을 ‘과시’하고자 한 것이라고 촌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20일에는 배경음악으로 슈퍼맨 주제곡이 흐르고 슈퍼맨의 몸통에 자신의 얼굴을 갖다 붙인 합성화면이 담긴 동영상을 리트윗하는 등 평소 슈퍼히어로 이미지를 선망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에도 약해 보이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며 ‘강한 전사’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주력해 왔다. 지난 4일에는 입원 도중 병원 밖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깜짝 외출쇼’를 연출했으며 주변의 만류에도 조기 퇴원을 강행했다.

그는 10일 백악관 행사에 이어 12일 플로리다, 13일 펜실베이니아, 14일 아이오와를 차례로 방문, 대규모 유세를 가지며 선거전을 본격 재개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블루룸 발코니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연설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이후 처음으로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공개 행사를 열고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했다. 연합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 했던 여론조사보다 2%포인트 더 벌어졌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6∼9일 전국의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likely voters) 72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4%로, 42%에 그친 트럼프를 12%포인트 차로 앞섰다. 오차 범위는 ±4%포인트다.

같은 여론조사의 ‘등록 유권자’(registered voters) 879명 대상 조사에서도 바이든 후보는 53%의 지지율을 보여 트럼프 대통령(41%)을 역시 12%포인트 차로 눌렀다.

등록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사태 대처가 잘못됐다고 답한 비율은 58%로, 잘했다는 응답(41%)보다 많았다.

또한 바이든 후보가 코로나19 사태 대처를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55%였지만, 트럼프가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38%였다.

WP와 ABC방송이 지난달 21∼24일 실시한 공동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3%, 트럼프 대통령은 43%로 격차는 10%포인트였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