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심장, 다른 매력…역동적인 GLA, 안정적인 GLB

입력 2020-10-12 00:02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GLB(왼쪽)와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GLA.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GLA와 GLB는 플랫폼과 엔진을 공유하는 형제 SUV다. 그러나 실제로 타보면 두 차량은 각기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GLA가 세련되고 스포티한 감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GLB는 보다 패밀리카에 적합한 안정성과 실용성을 추구한다.

지난달 24일 서울과 경기도 가평 일대를 오가는 약 150㎞ 구간에서 더 뉴 GLA 250 4매틱과 더 뉴 GLB 220을 시승했다. GLA는 소형, GLB는 준중형 SUV 시장에서 프리미엄 고객들을 공략하는 모델이다. 이들 모델은 직렬 4기통 2.0ℓ 가솔린 엔진과 8단 DCT 변속기가 탑재돼 최고 출력 224마력, 최대 토크 35.7㎏.m의 힘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GLA가 6.7초, GLB는 6.9초 만에 도달한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GLA 250 4매틱. 박구인 기자

GLA의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반응은 빠른 편이었다. 경쾌한 엔진음과 함께 속도를 재빨리 끌어올리는 게 인상적이었다. 고속 주행에선 세단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역동적인 달리기 능력을 뽐냈다. 스티어링 휠은 조금만 움직여도 반응할 만큼 민첩함을 보였다. 다만 2열 좌석이 넓진 않았다. 차의 성향과 크기 등을 고려했을 때 2인 이하의 가족이 타면 가장 적합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외관에서도 고성능차의 DNA가 묻어난다. 줄어든 전·후방 오버행과 강력한 숄더 라인, 쿠페를 연상시키는 측면 유리창 라인은 역동성을 강조한다. GLA에는 AMG 다이아몬드 라디에이터 그릴, 19인치 AMG 5 스포크 경량 알로이 휠을 포함한 고성능 AMG 라인이 기본 사양으로 장착됐다. 또 나파 가죽이 적용된 D컷 다기능 스포츠 스티어링 휠 등이 개성을 더한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GLB 220. 박구인 기자

GLB는 GLA와 달리 묵직하고 듬직한 인상을 줬다. 같은 엔진과 변속기를 쓰는데도 보다 안정감 있게 속도를 붙여 나갔다. 내부로 전달되는 소음은 적었고, 거친 노면을 지날 땐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사해 중형급 이상의 세단을 타는 듯했다. 편안한 승차감과 스포티한 드라이빙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건 기본 사양으로 장착된 컴포트 서스펜션 덕분이다.

실내 공간은 넉넉한 편이다. GLB는 2830㎜에 달하는 휠베이스와 1035㎜에 이르는 앞좌석 헤드룸, 967㎜의 2열 좌석 레그룸을 확보했다. 2열은 성인이 타도 무리가 없는 정도였다. 1690㎜에 달하는 높은 전고와 4:2:4 비율로 분할 폴딩이 가능한 2열 시트는 모두 접을 경우 평탄화가 된다. 최대 1805ℓ에 이르는 넓은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도 있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GLA.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GLB.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두 모델 모두 실내공간을 화려하게 꾸며 프리미엄 감성을 강조했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를 가로지르는 엠비언트 라이트는 경쟁 차종과 차별되는 고급감을 줬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하나의 와이드 디스플레이로 이어져 세련미를 더했다. 또 1열에는 5개의 원형 송풍구를 조화시켜 더욱 멋을 살렸다.

GLA와 GLB에는 일반도로뿐 아니라 험로 주행을 하는 운전자를 위한 배려도 숨겨져 있다. 두 모델 모두 완전 가변형 토크 배분을 지원하는 오프로드 엔지니어링 패키지가 기본 사양으로 탑재됐다. 비포장도로에서 경사도나 기울기 등 주행 상황과 서스펜션 상태 등을 전달해 운전자가 차량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프로드 엔지니어링 패키지에 포함된 다운힐 속력 조절 시스템은 언덕길 주행 시 시속 2~18㎞ 범위 내에서 설정한 속력으로 차량 속도가 유지된다.

가평=글·사진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