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창건일 75주년 열병식 행사가 열린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바로 옆 자리를 꿰찬 인물은 박정천 군총참모장과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나 북한 공식서열 2위인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보다 가까운 자리였다.
박 총참모장과 리 부위원장은 열병식에서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주석단(귀빈석) 등장부터 박 총참모장과 리 부위원장의 엄호를 받았다. 박 총참모장과 리 부위원장은 지난 6일 김 위원장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받은데 이어 열병식 행사내내 김 위원장을 좌우에서 보좌하며 각각 군과 당의 최고 실세임을 입증했다.
리 부위원장은 북한군에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인물이다. 일반적으로 북한에서는 대장, 차수, 원수 순으로 진급하는데 리 부위원장은 유일하게 차수를 건너뛰고 원수로 진급했다. 리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과 4년 전 맞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포병 사령관 출신인 박 총참모장은 포병 전력화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번 열병식에 새로 등장한 초대형 방사포 등은 박 참모장이 직접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박 총참모장 역시 리 부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9월 총참모장에 임명된 이후 지난 5월 차수로 승진했고, 10월 초 다시 원수로 승진했다.
이날 열병식에서는 김 위원장의 핵심 참모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주석단 첫째줄 기준으로 김 위원장 왼쪽부터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김 제1부부장은 주석단에 있었지만 김 위원장과 다른 열에 앉았다.
반면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리 여사는 지난 1월 설명절 기념 공연으로 9개월째 잠행 중이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