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하향 “국민들 피로도 컸다”… 위기 언제든 올 수 있어

입력 2020-10-11 18:09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으로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49일 만에 1단계로 하향 조정된다. 수도권은 56일 만이다. 정부는 고강도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국민의 피로감이 커짐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어 방역적인 위기가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1일 전국적인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12일 0시를 기해 1단계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수도권에서는 일부 시설에서 기존 2단계에 준하는 조치가 유지된다. 수도권 소재 음식점 카페 결혼식장 종교시설 PC방 등 16종 시설은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단 관리, 실내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어기면 벌금이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경제활동의 타격, 거리두기 효과 감소 등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민생의 지속가능성과 방역의 실효성을 조화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일일 신규확진자 수가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인 점도 작용했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최근 2주간 일일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59.4명으로 그 직전 2주(91.5명)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일 대비 58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2만4606명으로 집계됐다.

다행히 추석 연휴 여파도 크지 않았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추석연휴 기간 몇 차례 감염사례가 있긴 했지만 우려할 수준으로 확산되지 않았다”며 “한글날에도 변동사항이 없어서 감염확산은 현재 수준정도로 유지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방역 일선에서는 거리두기 하향 조정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국내 코로나19가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지만 집단감염이 발생할 조건만 갖춰지면 언제든 폭발적인 발생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감염경로 조사 중인 비율은 여전히 20%에 달하고, 한글날 연휴 이후 환자 증가의 가능성도 남아있다.

수도권에서는 이날도 집단감염 사례가 이어졌다. 경기도 화성에서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관련해 지난 7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직원과 가족 등 5명이 추가 확진됐다. 동두천에서도 친구들끼리 모임에서 감염이 발생해 이날 정오까지 8명이 확진됐다. 또 포천에 이어 양주에서도 군부대 내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