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관광 명소 뉴욕이 코로나19로 여행객이 끊기면서 경제적 위기를 맞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 3월 입국 제한 조치를 강화한 이후 미국 관광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었지만 뉴욕의 피해가 유독 큰 것으로 나타났다.
NYT에 따르면 미국관광협회(USTA)는 올해 미국을 방문한 여행객이 1860만명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여행객 수인 7900만명에 비해 80%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에만 관광객 1350만명을 유치했던 뉴욕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관광객 감소는 공항 입국자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7월 뉴욕주 내 주요 공항 5곳의 입국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관문’으로 통하는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은 지난해 7월 해외 입국자 344만6816명을 받아들였으나 올해 7월에는 25만2551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경제적 피해는 숙박업과 요식업, 운수업 등 다양한 분야에 미쳤다. 뉴욕 요식업계는 지난 3월 이후 일자리가 20만개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업 관련 시장조사업체 STR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80%를 넘었던 뉴욕 내 호텔 객실 점유율은 40% 남짓까지 폭락했다. 뉴욕 택시·리무진협회는 지난 6월 기준 택시 및 차량 공유 어플리케이션 사용률이 71%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뉴욕 맨해튼의 명소인 타임스스퀘어의 전광판은 여전히 밝게 빛나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의 발길은 뚝 끊겼고 인근 호텔도 절반 이상 휴업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NYT는 전했다. 센트럴파크 인근의 원형광장 콜럼버스 서클에는 3륜 자전거 택시 기사들이 일감이 없어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다. 뉴욕 명소를 순회하는 뉴욕 시티투어 버스도 텅 빈 채 운행 중이다.
평소라면 시간당 손님 30여명을 받았을 맨해튼 지역의 기념품 가게는 파리만 날리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 차이나타운 캐널 스트리트에서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는 프린스 마하무드는 NYT에 “관광객이 오지 않으면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의 여신상 모형을 들어 보이며 “뉴욕 주민이 이런 기념품을 살 리가 없다”고도 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