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상원 다 잃을수도”… 공화당 내 비관론 확산

입력 2020-10-11 16:47
테드 크루즈 미 공화당 상원의원.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대선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공화당 고위층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공화당이 워터게이트 사건의 직격탄을 맞아 참패했던 1974년 중간선거 결과가 이번 대선에서 재연될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온다.

가디언에 따르면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전날 CNBC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끔찍할 것 같다. 백악관은 물론이고 상원과 하원 모두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루즈 의원은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비율과 같은 ‘피바다(bloodbath)’가 연출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지 한 달 만에 치러진 1974년 중간선거 당시 공화당은 하원 의석 144석을 얻는 데 그쳐 291석을 얻은 민주당에 참패했다. 2년 뒤 대선에서도 민주당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크루즈 의원은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큰 표 차로 승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나는 걱정스럽다. (선거 판세가) 너무도 변덕스럽다”며 불안감을 숨기지 않았다.

대선과 함께 치러질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탐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패배를 전제한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틸리스 의원은 토론회에서 “바이든의 대통령직 수행을 견제하기 위한 최선책은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차지하는 것”이라며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유권자들 사이에서 반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트럼프에 대한 공화당의 불만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면서 “특히 치열한 선거 경쟁을 벌이고 있는 후보들 사이에서 더욱 그렇다”고 전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애리조나주 지역구를 이어받은 마사 맥셀리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메케인 의원을 비판한 데 대해 “솔직히 말해 화가 났다”고 말했다. 텍사스주 존 코닌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와 관련해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