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남북 합의 준수해야”…김정은 대화 의지엔 ‘주목’

입력 2020-10-11 16:09

청와대는 11일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북한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과 관련해 남북 합의 준수, 우리 국민 피살 사건 공동 조사를 촉구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 관계 개선 의지에 훨씬 더 방점을 두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NSC 상임위 이후 입장문을 통해 상임위원들이 무력충돌과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남북 간 여러 합의사항들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상임위원들은 또 북한이 공개한 새 무기체계의 전략적 의미와 세부사항을 분석하고, 우리 정부의 방어 능력도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북한이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무기를 공개한 것이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상임위원들은 특히 북한군의 우리 공무원 사살 문제가 조기에 규명될 수 있도록 북측이 전향적으로 호응해 줄 것을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공동조사와 군 통신선 연결 등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응답이 없는 상태다.

NSC 상임위는 김정은 위원장이 육성으로 밝힌 남북 대화 의지에 대해서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하면서 향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관계부처들이 조율된 입장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환영’보다는 다소 절제된 반응이다.


공무원 사살 문제에 대한 진상 규명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북한 열병식에 대한 미국 반응 등 대내외 상황을 종합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청와대 여러 관계자들은 김 위원장이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을 언급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두 차례 ‘종전선언’을 제안한 직후, 김 위원장이 대남 유화 메시지를 공개 석상에서 낸 것이기 때문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