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울산 주상복합 발화 위치는 3층 테라스 데크”

입력 2020-10-11 16:05 수정 2020-10-11 17:52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발생한 울산의 33층 주상복합 아파트 대형화재는 3층 야외 테라스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화재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울산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11일 오후 삼환아르누보 아파트 2차 합동감식 중간 브리핑을 열고 “발화지점은 3층 야외 테라스에 있는 나무데크”라고 밝혔다.

이날 감식에 참여한 5개 기관은 모두 해당 지점을 발화점으로 특정했다.

3층 테라스에서는 연소 패턴과 그을림, 시멘트 박리(녹아내림) 등이 발견됐다. 3층 테라스 외벽에서는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불길이 ‘V’ 형태로 번지는 흔적도 있었다.

수사팀은 3층에서 시작된 불이 강풍으로 건물 외장재에 옮아 붙었고, 건물 전체에 불길이 번진 것으로 추정했다.

최초 신고가 들어온 12층 에어컨 실외기에는 화재 정도가 경미해 원인에서 배제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는 아니다”면서 “잔해물 등을 분석해 구체적 원인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3층 테라스에서 담배 꽁초나 인화성 물질의 흔적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현장이 너무 많이 불에 탔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전기가스공사 등 유관기관들과 함께 화재현장에 진입해 2차 감식을 진행했다.

지난 9일 1차 감식 결과 천장 등에서 낙하물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그물망과 펜스 등 안전시설물을 설치한 뒤 2차 감식이 이루어졌다.

울산 남구 달동에 있는 삼환아르누보 아파트에선 지난 8일 오후 11시7분쯤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나자 건물에서 거주하는 127세대 주민 수백명이 긴급 대피했고 77명이 옥상과 내부 대피공간에 피신해 있다가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주민 등 93명이 연기를 마시거나 대피 도중 찰과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