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공개 행사를 열었다. 코로나19 치료로 입원했다 지난 5일 퇴원해 백악관에 복귀한 후 첫 공개행사다.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법과 질서’를 주제로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행사를 열고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했다. 다만 코로나19 감염 상태인 트럼프 대통령은 군중과 거리가 떨어진 백악관 발코니에 서서 연설을 진행했다.
마스크를 쓰고 등장한 그는 군중 앞에 서서 마스크를 벗고 “기분이 좋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약 18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주된 지지 기반인 백인층 외 인종과 계층을 대상으로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를 공격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흑인과 라틴계 미국인들은 급진적인 사회주의 좌파를 거부한다”면서 “민주당은 미국의 거의 모든 도심 지역을 통치해 왔지만 재앙과 가난, 어려움만을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졸린 조 바이든은 흑인과 라틴계 미국인을 배신했다. 그가 이 나라를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또 “좌파가 권력을 잡으면 전국적인 법 집행 반대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코로나19를 두려워할 것 없다는 식의 발언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 백신이 나올 것이라면서 “바이러스는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사회주의 국가가 되도록 놔둘 수 없기 때문에 매우, 매우 큰 유세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선거 캠페인 재개를 강행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트럼프 캠프는 12일 플로리다주 올랜도, 13일 펜실베이니아주 존스타운, 14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집회를 여는 등 대규모 유세를 재개할 계획이다.
미 언론은 지난 5일 퇴원한 후 백악관에서 계속 치료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은 것인지 공개하지 않은 채 청중 앞에 나선 데 대해 우려를 쏟아냈다.
CNN에 따르면 애초 백악관은 이날 행사에 지지자 2000명을 초대했는데, 지난달 하순 로즈가든에서 열린 신임 대법관 지명식이 코로나19 확산 진원지로 지목된 것과 비교되며 논란이 일었다. 폴리티코는 이날 500여명이 모였으며 초대한 인원에는 못 미쳤고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거리두기’ 없이 다닥다닥 모여 트럼프 대통령을 연호했다고 전했다.
다만 숀 콘리 백악관 주치의는 이날 밤늦게 발표한 성명에서 “바이러스가 활발히 증식한다는 증거가 더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타인에게 코로나19를 감염시킬 위험성이 없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교적 건강해 보였지만 손에는 정맥주사 흔적으로 보이는 반창고가 붙어 있었고 목소리는 여전히 약간 쉰 상태였다고 전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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