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北 ICBM, 워싱턴·뉴욕 동시 핵타격가능 선전”

입력 2020-10-11 11:15 수정 2020-10-11 11:18
북한 노동신문에 실린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진. 연합뉴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진행된 북한의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대해 “김정은은 지금 남쪽을 향해서는 화해의 손길을, 미국에는 신형 전략 핵무기를 내밀었다”고 11일 평가했다. 이어 “이번 열병식은 북한의 ‘우리 민족끼리’와 ‘한미동맹’ 사이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 우리 정부를 더욱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태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화적인 메시지에 우선 주목했다. 김 위원장이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굳건하게 손 맞잡기를 기원한다”고 말한 대목을 지목한 것이다.

태 의원은 “우리 공무원 피격 사건을 무마시키고 더 이상의 관계 악화를 바라지 않는다는 유화 메시지”라고 봤다. 그러면서 “‘핵보유국’이라고 하는 단어보다, ‘전쟁 억제력’을, ‘미제국주의’라는 직접적인 표현보다 ‘침략 세력’이라는 간접적인 용어로 순화시켰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혹시나’가 ‘역시나’였다”면서 “결국 김정은은 지난해 말 언급한대로 새로운 전략무기를 내놓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열병식 마지막 순서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한 부분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날 공개된 북한의 최신 ICBM은 ‘화성 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2~3m 길어지고 직경도 커져 있었다. 또 열병식 도중 공개된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는 ‘북극성 4형’이라는 표기가 있었다. 북한이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진 3000t급 이상 잠수함에 탑재하기 위한 신형 전략무기로 평가됐다.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가운데)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태 의원은 “열병식의 클라이맥스로 마지막에 나타난 신형 ICBM은 놀랍게도 11축 22륜 이동식발사차량(TEL)이었다”며 “지난 10월 5일 미사일 개발의 핵심 간부들인 이병철과 박정천이 북한군 원수 칭호를 받은 것도 이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ICBM을 그대로 발사할 수 있는 차량과 확장된 미사일 몸체와 탄두 부분을 공개함으로써 미국을 향한 발사 시간 단축과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에 핵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음을 보여주었다”고 분석했다.

태 의원은 “북한의 ‘정면돌파’ 전략이 변하지 않음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주며 내부결속도 다지고 미대선 후 시작될 협상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속셈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추진도 여러 고민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태 의원은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북한의 핵 무력 고도화, 현대화된 것이 증명된 현재 문 대통령이 새롭게 추진하려는 ‘선 종전선언 후 비핵화 추진안’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