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형 ICBM은 괴물”…미국 본토 핵공격 위험 더 커졌다

입력 2020-10-11 06:35 수정 2020-10-11 11:39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모습. 이 신형 ICBM은 11축 22륜(바퀴 22개)의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실려 현재까지 북한의 최신 ICBM이었던 ‘화성-15형’보다 길이와 둘레가 더 늘어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북한 조선중앙TV의 방송 캡처. 뉴시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해 멜리사 해넘 스탠퍼드대 열린핵네트워크 연구원은 “이 미사일은 괴물(monster)”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은 “신형 ICBM 공개는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북한의 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의 신형 ICBM은 시험 발사를 통해 작동이 확인될 경우 세계 최대 규모의 도로 이동식 액체연료 미사일 중 하나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더욱 커진 북한의 신형 ICBM은 ‘여러 개의 독립적인 재진입 핵탄두(MIRV)’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돼 더 많은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으며 탐지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과 핵 프로그램 전문가들은 북한이 열병식 마지막 순서에서 11축·22륜(바퀴 22개)의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실어 공개한 신형 ICBM에 우려스런 반응을 드러냈다.

현재까지 시험 발사된 북한의 ICBM 중 최신형이었던 ‘화성-15형’는 9축·바퀴 18개의 이동식 발사차량에 실려 등장했었다. 이들 전문가들은 신형 ICBM의 길이와 둘레가 더 늘어나 사거리가 증가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성-15형’ 사거리가 1만 3000㎞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신형 ICBM은 이보다 더 멀리 날아갈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북한의 위험성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이유다.

갈로스카스 전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은 로이터통신에 “(기존) ‘화성-15형’이 ‘엄청나게 큰(super-large)’ 핵 탄두를 미국의 어느 곳에나 날려 보낼 수 있다면, 다음 자연스런 질문은 이 더 커진 미사일은 무엇을 (미국에) 날려 보낼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신형 ICBM이 무시무시한 크기의 핵 탄두를 싣고 미국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우려인 셈이다.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트위터 글에서 “북한은 시스템 개선과 증강에 초점을 맞추면서 ‘정상적인’ 핵무기 강국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그것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 담당국장은 “북한이 태풍, 식량 불안, 국제 제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협으로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이 계속 발전할 것임을 다시 한번 세계에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이 신형 ICBM을 공개한 것은 도발 목적보다는 과시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열병식 연설을 통해 “우리의 전쟁억제력이 결코 남용되거나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이지는 않겠다”고 말한 것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해넘 연구원은 트위터 글에서 “북한이 거대하고 새로운 ICBM을 과시했다”면서도 “그러나 김정은은 억지력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미사일(신형 ICBM)이 작동할지, 또는 전시용일지에 대한 여부는 즉각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북한이 신형 ICBM의 시험발사에 나설 경우 상황은 크게 악화될 수 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트위터 글에서 “누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든 북한이 2021년 초에 새로운 ICBM을 시험 발사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