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김정은, 눈물의 연설 뒤 ICBM 보고 ‘함박웃음’

입력 2020-10-11 05:48 수정 2020-10-11 09:45
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인 10일 0시 개최한 열병식 영상을 19시간이 지난 10일 오후 7시에 공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주민들에게 재난을 이겨내자고 호소하며 눈물을 보였다. 반면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한 마지막에 연신 미소를 지으며 흡족해했다.

조선중앙TV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2시간16분짜리 분량의 열병식 영상을 방영하며 “영광과 자긍 넘치는 위대한 밤, 10월 명절의 밤”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국방력을 안팎에 과시하는 열병식을 해가 뜨지 않은 심야에 개최한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방송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은 10일 대규모 열병식을 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에 앞서 꽃다발을 주러 온 어린이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하고 있다.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포함해 당 간부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방송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방송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북한이 10일 당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연설대에 선 김정은 위원장이 엄숙한 표정으로 열병식이 진행 중인 광장을 바라보며 오른손을 경례하듯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방송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방송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회색 양복을 입은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을 하던 중 재난을 이겨내자고 말하며 울컥한 듯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회색 양복을 입은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을 하던 중 재난을 이겨내자고 말하며 울컥한 듯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방송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통상 열병식은 군 전력을 과시하기 위한 행사라 어두운 환경에서 여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불꽃놀이와 LED 전투기를 동원한 에어쇼 등 조명을 활용한 여러 장치로 행사의 극적 요소를 극대화했다.

카메라는 조명으로 환하게 빛나는 평양 시내를 훑은 뒤 가지런히 도열한 75개의 열병종대, 국무위원회연주단, 조선인민군군악단 등을 비췄다. 이후 김 위원장이 등장했다. 시계탑의 시침과 분침이 ‘10일 0시’를 가리킨 순간, 형형색색 불꽃놀이가 수놓은 밤하늘을 배경으로 회색 정장과 넥타이 차림으로 나타난 김 위원장은 어린이들에게 받은 꽃다발을 들고 환하게 웃었다.

꽃다발은 현송월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게 넘겼다. 김 위원장 옆에는 박정천 군 총참모장과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나란히 섰다. 주석단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비롯해 박봉주·김재룡·최휘·김영철·박태덕·김덕훈·최부일·김수길·태형철·오수용·김형준·허철만·조용원 등이 자리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도 포착됐으나, 부인인 리설주 여사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2018년 정권수립 70주년(9·9절) 열병식 때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 등 각국 외빈이 참석했던 것과 달리 외부 인사들도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장병들의 만세 삼창과 예포 21발 발사를 지켜본 뒤 연설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여러 차례 눈물을 보였다. 그는 수도당원사단의 자연재해 복구 노력을 언급하며 “미안하다”고 했다. 이때 안경을 벗어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10일 자정 무렵부터 열병식을 진행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붉은 원)도 열병식에 참석했다. 이날 광장에 모인 당 간부들과 주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였다.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광장에 모인 주민들이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참가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방송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10일 보도했다. 연설대 위에 선 김정은 위원장이 망원경을 들고 광장 아래쪽의 열병식을 내려다보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당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연설대에 선 김정은 위원장의 왼편에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서 있고, 오른편에는 박정천 군 참모장이 서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열병식을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연설대 위의 김정은 위원장과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다. 연합뉴스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점을 강조할 땐 “고맙다”며 다시 울먹였다. 열병식에 참석한 주민들은 김 위원장 연설을 들으며 함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후 “전쟁 억제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선언할 때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힘주어 말했다. 총 28분의 연설이 끝나자 박정천 총참모장과 리병철 부위원장은 지휘 차량을 타고 장병들을 점검했다.

이들이 부대를 하나하나 돌며 “10월 명절을 축하합니다”라고 외치자 장병들은 우렁차게 “만세”를 외쳤다. 열병식 마지막에는 예상대로 전략무기들이 공개됐다. 북한은 초대형 방사포와 대구경 조종 방사포,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형’ 등 전술·전략무기를 총망라해 선보였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졌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노동신문은 위 사진을 포함해 신형 ICBM 사진을 약 10장 실었다.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졌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노동신문은 위 사진을 포함해 신형 ICBM 사진을 약 10장 실었다.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가 보도한 화면을 보면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진 모습이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졌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노동신문은 위 사진을 포함해 신형 ICBM 사진을 약 10장 실었다. 연합뉴스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지난해 개발한 발사관 6개를 탑재한(6연장)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공개했다. 북한 중앙TV에 나온 신형 SLBM 동체에 '북극성-4A'로 추정되는 글씨가 찍혀 있었다. 최초 SLBM인 북극성-1형이나 작년 발사한 북극성-3형보다 직경이 약간 커진 것으로 추정되며, 북한이 건조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3천t급 잠수함이나 4천∼5천t급 잠수함 탑재용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10일 노동신문에 실린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헬기요격 미사일을 탑재한 소형 장갑차 부대가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지난해 개발한 발사관 6개를 탑재한(6연장) '초대형 방사포'를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 참관 하에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 당시 사진을 일부 공개했지만, 선명한 실물을 여러 각도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자정을 기해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평양시의 야경을 배경으로 예포가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열병식을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평양의 야경을 배경으로 사열대가 모여 '당의 군대' 글자를 표현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10일 보도했다. 탱크에 올라선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연설대 위에 선 김정은 위원장을 올려다보며 손을 들어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열병식 마지막 순서로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11축 22륜(바퀴 22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ICBM이 등장하자 참석자들은 열렬히 환호했다. 군악대 지휘자가 2018년 평창올림픽 때 남한을 방문해 삼지연관현악단을 지휘한 장룡식으로 바뀌면서 행사는 정점을 찍었다.

김 위원장은 단상에서 이를 내려다본 뒤 간부들과 마주 보고 웃었다.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기도 했다. 열병식에는 김 위원장과 간부들, 장병들은 물론 주민들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코로나19에도 대규모 단체행사를 여는 모습을 대외에 공개해 방역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