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아미 서로를 위로한 160분…7년 여정 압축한 단 하나의 콘서트

입력 2020-10-11 05:00
10일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진짜 계신 거 같아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소리거든요.” “오랜만에 들으니 ‘심쿵’하네요.”

10일 저녁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 ‘BTS 맵 오브 더 솔 원(MAP OF THE SOUL ON:E)’에서 7명 멤버들의 마음을 적신 것은 전 세계 팬들의 함성 소리였다. 함성뿐 아니라 공연을 보는 팬들의 얼굴 역시 ‘랜선’을 타고 넓은 무대를 가득 채워 멤버들에게 기운을 전달했다. 지난 6월 14일 이들의 첫 번째 비대면 공연 ‘방방콘 더 라이브’에서 슈가가 “노래가 끝날 때면 함성이 들려야 에너지 충전이 되는데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으니 아쉽다”고 한 것과 비교하면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오후 7시부터 2시간 40여분 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라이브 생중계로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했다. 당초 오프라인 콘서트를 병행하려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결국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방방콘 더 라이브’에 비해 8배 많은 제작비를 들인 공연으로, 4개의 대형 무대를 통해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증강현실(AR)과 확장현실(XR) 같은 첨단 기술을 적용해 6개 화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멀티뷰’ 기능도 제공했다.
10일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날 방탄소년단은 지난 2월 발표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타이틀곡 ‘온(ON)’으로 무대를 예열했다. 마칭밴드와 함께 방탄소년단 특유의 힘이 넘치는 안무가 펼쳐졌다. 이어 ‘N.O’ ‘위 아 불렛프루프 파트(We are bulletproof PT) 2’ ‘페르소나(Persona)’ ‘상남자(Boy In Luv)’로 시선을 붙잡았다. 공연 초반 힘이 넘치는 무대가 한 차례 휩쓸고 간 후에는 유닛·멤버별 공연으로 중반부를 달궜다. 슈가, RM, 제이홉이 ‘욱(UGH!)’을 부른 데 이어 진, 지민, 정국, 뷔가 ‘00:00(Zero O’Clock)’으로 서로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멤버별 공연 중 뷔가 ‘이너 차일드(Inner Child)’를 부를 때는 세계 각지 팬들의 영상이 무대에 가득 채워지며 ‘떼창’을 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10일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후반부에는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디엔에이(DNA)’ ‘쩔어’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이 이어지며 무대 열기가 절정으로 치달았다. 슈가는 ‘디엔에이(DNA)’ 이후 3곡에 대해 “저희가 더 넓은 세상에서 노래할 수 있게 해준 곡,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곡, 저희가 꿈을 갖고 세상에 처음 나온 곡”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진 앙코르 무대에선 ‘버터플라이(Butterfly)’ ‘런(RUN)’에 이어 미국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한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위 아 더 불렛프루프 : 더 이터널(We are Bulletproof : the Eternal)’로 대단원을 장식했다.
10일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멤버들은 공연 말미에 코로나19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온라인 공연에 대한 아쉬움과 만족감을 동시에 나타냈다. 제이홉은 “이런 상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했던 마음의 결과가 나타난 거 같아 80%는 좋았지만, 팬들과 눈을 마주치고 소통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20% 남아있다”고 말했다. 진은 “콘서트 리허설을 할 때도 콘서트를 한다는 느낌이 별로 안 들고 프로모션을 하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아팠는데 앙코르 때 여러분이 보이고, 아미밤(방탄소년단 응원봉)이나 슬로건을 보니 여러분과 함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소감을 나타냈다. 특히 지민은 “앙코르 때 멤버들이 너무 즐겁게 뛰어오는데 울컥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RM은 “우리의 언어는 음악이고, 우리의 지도는 꿈이다”며 “서로 다른 언어로, 서로 다른 이야기를 노래하며 영원히 함께 행진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10일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날 공연에선 아미밤을 통해 전 세계에서 보낸 응원만 1억1000만 건을 넘겼다. 마지막 곡을 부를 때 1억 건을 돌파한 후 공연이 끝난 후에도 응원이 이어져 1억1000만 건을 훌쩍 넘어섰다. 11일 오후 4시에는 두 번째이자 마지막 공연을 펼친다.
10일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