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총선 후보자 시절 재산을 축소해 신고한 의혹을 받는 김홍걸 무소속 의원을 처음 소환했다. 김 의원이 검찰에 출석한 것은 이른바 ‘최규선 게이트’로 조사를 받은 지 18년 만의 일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권상대)는 이날 오전 9시쯤부터 김 의원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이날 오전 9시18분쯤 검찰에 도착한 김 의원은 재산 축소 의혹 등에 대한 질문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김 의원은 변호인과 함께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왔다. 앞서 지난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은 의원실 관계자 등과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시간과 차량 등을 바꾸는 것을 논의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검찰은 김 의원을 상대로 고의로 재산을 허위 신고했는지 여부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로 등록하면서 10억원대 아파트 분양권을 재산으로 신고하지 않은 의혹을 받는다.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신규 의원 재산 신고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김 의원의 재산은 67억원으로, 이는 총선 당시보다 10억여원 증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배우자 임모씨의 예금이 총선 당시 1억1000만원에서 11억7000만원으로 늘었다.
김 의원 측은 배우자 임씨가 소유하던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의 분양권을 2월말 처분해 예금이 늘었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총선 당시에는 왜 아파트 분양권을 누락했는 지에 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김 의원이 고덕동 아파트를 제외한 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포구 동교동 사저, 강남구의 일원동 및 반포동 아파트 등 3채만을 신고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의 배우자가 소유한 상가 건물의 대지면적과 신고가액을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최근 김 의원은 임씨가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있는 상가의 건물 263.80㎡ 중 131.90㎡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거래가격은 5억8500여만원이라고 신고했다. 하지만 임씨는 이미 건물 소유권을 전부 넘겨받았으며 가격도 실제와 다르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재산 허위신고 의혹에 대해 김 의원 측은 고의가 아니었으며 실수였다고 해명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혹이 불거지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김 의원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4일 김 의원을 제명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지난달 29일 김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