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매장이 ‘울산 화재 소방관’ 휴식처로 돌변한 사연

입력 2020-10-10 10:03 수정 2020-10-10 13:31
연합뉴스, 벤츠코리아 제공

지난 8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울산시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가 15시간 만에 완진됐다. 화재 현장 인근의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딜러사가 소방관을 위해 전시장을 휴식 공간으로 내주고 식사까지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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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등에 따르면 공식 딜러사인 스타자동차는 9일 하루 영업을 하지 않고 소방 인력 1300여명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전시장을 휴식 공간으로 바꿨다. 또 한우국밥과 간식거리 등 1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소방관들에게 제공했다. 임직원들은 소방관들이 철수한 후 사고 현장에서 날아온 잔해를 치우며 주변 정리를 돕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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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재는 강풍이 계속 이어진데다 건물 내부 불씨를 쉽게 찾지 못한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 진화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 되면서 소방관들은 교대로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소방관들은 마땅한 휴식 공간이 없어 길바닥에서 대기해야 했는데 바로 옆 건물 스타자동차에서 전시장을 제공해 주면서 추위를 피할 수 있었다.

스타자동차가 전시장을 내주기 전까지 소방관들은 지난 8일 오후 11시7분부터 8시간 가량 길 위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들은 장비를 몸에 두른 채 길바닥에서 잠이 들었다. 벽에 기대어 쪽잠을 자기도 했다. 현장 소방관들은 “밤새 화장실도 못 가고 어려움이 많았는데 진심으로 고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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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울산 아파트 화재는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일 정도로 크게 번졌지만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화재 직후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인근 6개서 인원 96명과 소방차 27대를 동원해 1시간 30여분 만에 큰 불길은 잡았다. 화재 발생 이후 9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