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9개월’ 흑인 무릎으로 진압한 美 경찰…과잉진압 논란

입력 2020-10-09 23:18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캔자스시티 시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신 9개월째인 데자 스탈링스(25)가 눈물을 닦고 있다. AP=연합

미국 경찰이 임신 9개월째인 흑인 임산부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등을 무릎으로 짓눌러 제압해 과잉진압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CNN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11시쯤 미국 캔자스시 경찰은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한 주유소 앞에서 임신 9개월째인 데자 스탈링스(25)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등을 무릎으로 짓누르고 수갑을 채웠다.

SNS 등에서 체포 과정이 담긴 동영상이 유포되자 시민들은 경찰의 진압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시청 앞에서 항의 시위에 나섰다. 시위대는 임산부를 제압한 경찰관 해임과 경찰청장 사임을 촉구했다.

다만 경찰은 감시카메라 영상을 공개하면서 과잉진압 사실을 부인했다. 당시 주유소 겸 편의점 주인이 사유지에서 15~20명이 싸우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조사에 착수했으나 한 남성이 이를 방해하다 도주했고, 그를 쫓는 과정에서 방해한 스탈링스를 체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스탈링스가 서 있는 상태에서 체포를 시도했지만 계속 저항해 바닥에 놓고 체포한 것”이라며 “다리로 제압할 때 압박이 되지 않도록 주의했다”고 했다.

경찰은 이후 구급차를 불렀고, 스탈링스는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뒤 석방됐다.

스탈링스의 변호인은 “의문은 왜 경찰이 임신부를 내던지고, 등에 무릎을 올렸냐는 것”이라며 “경찰은 그가 체포를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체격이 훨씬 큰 백인 경찰이 120여 파운드(약 54kg) 나가는 9개월 된 임신부의 팔을 머리 위로 비틀고, 등을 무릎으로 짓누르는 것을 정당화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