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 긴장하라”…정의당 신임 대표에 김종철

입력 2020-10-09 18:44
김종철 신임 정의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의당 중앙당사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 탈피’를 공약한 김종철 후보를 새 수장으로 선출하며 ‘포스트 심상정’ 시대에 돌입했다.

정의당은 9일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국동시당직선거 결선 투표 결과 김 후보가 7389표(55.57%)를 얻어 5908표(44.43%)를 얻은 배진교 후보를 제치고 신임 당대표에 선출됐다고 밝혔다.

김 신임 대표는 민주노동당 창당 멤버로,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다. 당내 민중민주(PD) 계열의 지지를 얻으며 선거 공약으로 ‘민주당과의 결별’과 ‘과감한 진보정당’을 내세웠다.

그는 당선 일성으로 “지금까지 정의당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라는 거대 양당이 만든 의제를 평가하는 정당처럼 인식됐다”며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의당이 만든 의제에 거대 양당이 입장을 내놓는 시대가 될 것이다. 양당은 긴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보정당은 지금까지 사회를 바꿔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국민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새로운 의제들을 발굴하고 이를 관철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본자산제와 소득세 인상을 통한 강력한 재분배, 지방행정구역 개편, 국토균형발전 등을 새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진보정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 호소했다. 김 대표는 “국민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 ‘진보정당 정의당’이라는 보험에 들어달라”며 “사랑과 지지라는 보험료를 내주시면 정의당은 복지국가라는 선물로 화답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종철 신임 정의당 대표(왼쪽)가 9일 정의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선출선거 결과 발표 직후 낙선한 배진교 후보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 대표는 4·15 총선 참패의 상처를 씻고 정체성 혼란에 빠진 당의 진로를 새로 정립하는 과제와 맞닥뜨린 상황이다. 노회찬부터 조준호, 천호선, 이정미, 심상정 전 대표까지 8년간 이어졌던 ‘정의당 시즌1’을 매듭짓고 당을 재건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그동안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에서 다소 오락가락한 행보로 2중대라는 비난을 받아온 정의당이 이념 정당으로서 제 색깔을 찾을지도 관심사다. 김 대표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민주당 2중대를 벗어나기 위해선 금기를 깨야 한다”며 진보정당으로서의 선명성을 강조한 바 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