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고(故) 김홍영 검사를 추모하며 “그의 희생이 우리의 사회 속에 정의로움으로 다시 새겨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추 장관은 전날 김 검사의 부모와 함께 김 검사가 생전에 근무했던 서울남부지검 검사실을 방문했었다.
추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오래 전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미담”이라며 김 검사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추 장관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여행경비를 납부하지 못해 함께 가지 못하는 친구가 있었다”며 “학급반장은 저축해둔 세뱃돈을 털어 그 친구의 여행경비를 담임선생님께 드리며 ‘학교 측에서 1명 정도는 경비를 제공하게 돼 다행히 그냥 여행을 갈 수 있게 추천됐다 해주시고 여행경비 대납자를 밝히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썼다. 이어 “자존심에 상처가 가지 않도록 친구를 배려하는 우정을 가진,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웠던 그는 졸업 후 법대를 진학하고 군복무를 마치고 검사가 됐다”고 했다.
추 장관은 이 미담의 주인공이 고 김 검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김 검사는) 검사들 한일축구 대항전에서 골을 터뜨리는 등 각종 운동을 잘하고, 동료를 잘 챙겨줬다”며 “그러나 2년차 검사가 됐을 때 소중하게 간직해 온 꿈을 펼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고 했다.
전날 김 검사의 부모님을 모시고 그가 생전 근무한 남부지검을 찾아 김 검사에 찾았던 추 장관은 청사 화단에 심은 기념수를 언급하며 “천년을 산다는 주목이 그 대신 우뚝 서서 우리를 지켜볼 것”이라며 “그의 희생이 우리의 참회 속에 ‘정의로움’으로 다시 우리 안에 새겨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이를 묵묵히 배려하는 그의 실천을 떠올릴 때마다 우리의 옷깃을 여미게 할 것”이라고 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