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겨서 셀카 금지” 조롱에…美여성 ‘1일 1셀카’ 통쾌한 복수극

입력 2020-10-10 00:02

선천성 희귀 유전질환을 갖고 태어나 얼굴 근육 등이 수축된 외모를 가진 멜리사 블레이크 기자가 매일 셀카를 찍어 올리며 전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미국 시카고 트리뷴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일리노이주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는 멜리사 블레이크는 작년 CNN에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설을 쓴 뒤 악플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그를 ‘블롭피쉬(물고기의 한 종류)’ ‘고래’라고 조롱하며 그의 외모를 비하했다. 심지어 멜리사가 “너무 못생겼기 때문에 SNS에 셀카를 올리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멜리사는 선천적인 장애로 남들과 다른 외모를 갖고 있었다. 그가 앓는 질환은 프리먼 쉘던 증후군으로, 신체 여러 부위에 근육 수축이 일어나 얼굴과 손, 발 등에 기형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휘파람을 부는 듯한 외형적인 특징을 보여 ‘휘파람 얼굴 증후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멜리사는 자신의 외모를 깎아내리며 악플을 다는 네티즌들에게 가장 통쾌한 방법으로 복수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매일 셀카를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었다. 멜리사는 1년 째 매일 같이 셀카를 올리며 악플러에 맞서 싸웠다.

멜리사 블레이크 인스타그램 캡처

그가 올린 셀카는 전 세계 수많은 여성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멜리사는 셀카를 통해 인스타그램 팔로어 21만명, 트위터 팔로어 11만명 이상을 모았다. 매일 올리는 셀카도 평균 2만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멜리사는 작년 9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셀카가 화제가 된 것을 두고 “외모 평가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일부 팬들은 사회적인 외모 평가에서 벗어나 자신의 얼굴을 찍어올리는 멜리사를 ‘영웅’이라고 부른다.

멜리사는 셀카와 함께 ‘사회가 규정한 아름다움’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가고 있다. 그는 작년 9월 시카고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가진 장애 때문에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외모를 가졌다는 걸 안다. 평생에 걸쳐 인지하고 있던 사실이다”라며 “사람들이 집착하는 ‘사회적으로 규정된 아름다움’은 나를 가치없는 사람으로 만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일리노이 주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는 멜리사는 블로그를 통해 이런 생각들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글은 뉴욕 타임스, 코스모폴리탄 등에 연재 중이다. 그가 쓴 글에 따르면 멜리사는 악플러들에 대항하면서 “불쾌하고 부정적인 댓글에서 긍정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어 정말 기쁘다”며 “이번 기회에 장애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해봤으면 좋겠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들은 너무 한정돼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셀카 찍는 건 일종의 의식이 됐다. 셀카를 찍어 올리기 시작하면서 많은 교훈을 얻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젠 편안함과 행복까지 느끼게 됐다”며 팔로어들에게 셀피를 함께 올리는 챌린지를 제안하기도 했다. 챌린지는 해시태그 #마이베스트셀피(MyBestSelfie)를 달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 얘기해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