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아기 왕건이 엄마 목소리 듣던 날…130만명 울린 영상

입력 2020-10-10 06:20
유튜브 채널 '홍캐롤' 캡처

생후 100일 만에 보청기를 끼고 처음 소리를 듣게 된 난청 아기가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브이로그 영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 영상은 한 달 만에 조회 수 130만회를 달성했다.

지난달 6일 육아 유튜브 채널 ‘홍캐롤’에는 ‘세상의 소리를 처음 듣는 3개월 아가의 반응’ 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생후 101일 차이며 난청(청각이 저하 또는 상실된 상태)을 앓는 아기인 ‘왕건이(본명 김로건)’가 생애 처음 보청기를 끼고 엄마, 아빠와 생활하는 이틀간의 여정이 담겨있다.

유튜브 채널 '홍캐롤' 캡처

유튜버이자 왕건이의 엄마인 홍캐롤(본명 홍시연)씨는 “처음 센터에서 소리 들은 왕건이의 반응과 다음 날 처음 보청기 끼고 엄마랑 보내는 하루를 영상에 담아보았어요”라고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 속에는 왕건이가 난청 센터에서 청력 향상을 도와주는 보청기를 처음으로 착용해 청음(聽音) 하는 모습, 다음날 집에서 엄마와 둘이서 소리 듣기를 훈련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유튜브 채널 '홍캐롤' 캡처

병원에서 처음 보청기를 낀 왕건이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빠의 낮은 음성에 깜짝 놀란듯하다. 아빠는 “보는 눈빛이 다른 것 같은데? 엄마가 얘기하는데 왜 나를 봐”라며 신기해한다. 엄마도 연신 “어머, 어떡해” 등을 연발하며 소리를 듣고 어리둥절해 하는 아들을 바라본다.

'너무 신기하네요' 처음 듣는 소리에 눈이 동그래진 왕건이. 유튜브 채널 '홍캐롤' 캡처

의사는 왕건이에게 여러 데시벨의 소리를 들려주며 보청기 볼륨을 아이에게 맞게 조절해주기도 한다. 의사는 보청기 세팅을 끝내며 왕건이 부모에게 “2주 동안은 아이가 거부반응을 하지 않도록 하루에 6시간 이상 보청기를 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한다.

유튜브 '홍캐롤' 채널

다음날 왕건이의 즐거운 보청기 적응 시간이 시작됐다. 둘이 마주 앉아 눈을 마주치며 엄마 목소리를 알아가는 왕건이. 엄마가 말을 걸 때마다 연신 웃고 몸을 흔들며 ‘엄마 나 듣고 있어요’ 하는 표시를 낸다. ‘눈빛이 확 달라지는 게 맞았네요’ ‘들리는 거구나’ 하는 영상 자막에 담긴 엄마의 마음이 사람들의 마음을 더 찡하게 만든다.

유튜브 '홍캐롤' 채널

유튜브 '홍캐롤' 채널

엄마는 목소리를 들려주며 왕건이가 소리에 반응할 때마다 귀를 만져준다. 이렇게 해야 아이가 ‘지금 들리는 게 엄마 목소리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소리가 들려서 오늘따라 더 활기찬 걸까. 왕건이는 전에도 엄마를 빤히 바라봤을 테지만 오늘따라 그 눈빛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왕건이의 천진난만한 웃음에 기쁘지만, 울컥하는 마음에 자꾸 눈물이 나는 엄마는 몰래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치기도 한다.

유튜브 채널 '홍캐롤' 캡처

왕건이의 어머니는 현재도 유튜브에 꾸준히 육아 브이로그를 업로드하고 있다. 영상에는 왕건이에게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는 엄마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엄마는 보청기를 낀 왕건이가 소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소리를 얻고 세상이 더 새로워진 왕건이는 엄마 아빠와 함께 앞으로도 더 다채로운 소리들을 만나게 될 예정이다.

해당 영상은 9일 기준 유튜브에서 131만회의 조회 수를 얻었으며 각종 커뮤니티와 SNS를 타고 퍼졌다. ‘엄마를 만난 지 100일 만에 세상을 듣게 된 왕건이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홍캐롤씨는 9일 국민일보에 “영상을 보신 많은 분들 응원 덕분에 정말 큰 힘을 얻었고 왕건이 예뻐해 주시는 많은 분들의 댓글들을 보면서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며 감사 인사를 했다.

이어 홍씨는 “왕건이는 지금 보청기 적응 중에 있다. 가끔 손으로 빼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하루 8시간 이상씩 꼬박꼬박 잘 착용하고 있고 반응도 조금씩 보이고 있다”며 “아직 반응 편차가 심해 ‘결과가 좋다’고 말씀드리긴 이른 시기인 것 같다. 영상으로 근황을 지속적으로 알릴 예정이니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송다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