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볼lab] 갤S20 FE 써보니 … 형만한 아우의 등장

입력 2020-10-11 05:55 수정 2020-10-11 05:55

넣을 건 넣었고, 뺄 건 뺐다. 게다가 가격까지 착하다. 갤럭시S20 팬에디션(Fe)은 “앞으로 몇 년은 새 폰을 안 살 거야”라는 굳은 의지를 무너뜨릴 수 있는 복병이다.

갤S20 FE는 갤럭시S20과 주요 사양은 같고, 일부는 다운그레이드했다. 그러면서 가격은 30% 이상 낮췄다. 일부 다운그레이드는 가격 인하로 충분히 상쇄하고 남을 정도로 갤S20 FE는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으로 평가된다.

엣지 → 플랫, 오히려 좋은데?


갤S20 FE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갤S20과 비슷하다. 가시적인 차이는 전면에 엣지 디스플레이 대신 플랫(평면)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는 것이다.

엣지 디스플레이는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에겐 계륵(鷄肋) 같은 존재다. 엣지를 쓰면 베젤이 거의 없어지는 효과가 나타나 디자인적으로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사용하긴 불편하다. 모서리 부분에 디스플레이 색이 왜곡되는 현상도 발생한다.

무엇보다 액정보호필름을 붙이기가 어렵다. 스마트폰 꾸미기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자유롭게 보호필름을 못 붙이는 건 큰 단점이다. 물론 제품이 출시될 때 보호필름이 붙어서 나오긴 하지만, 사용자에게 자유도가 떨어지는 건 마이너스 요소다.

S20 FE는 FHD+(1080x2400) 해상도를 갖췄다. 갤S20 시리즈 최고 해상도인 QHD+(3200x1440)보다 낮다. 대신 요즘 대세인 120㎐가 적용돼 부드러운 화면을 쓸 수 있다. 갤S20 시리즈도 120㎐를 활성화하려면 해상도를 FHD+로 낮춰야 한다. 때문에 해상도 차이는 없다고 봐도 될 듯하다.

카메라는 S20과 유사하다. 후면에 1200만 화소 광각, 1200만 화소 초광각, 800만 화소 망원 등 트리플 카메라를 갖췄다. S20 시리즈에 비해 망원 카메라 화소수가 낮아졌지만, 촬영 결과물은 눈으로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오히려 전면 카메라는 S20 FE가 3200만 화소로 S20 시리즈 1000만 화소보다 좋다. 화소뿐만 아니라 이미지센서도 S20 FE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갤S20 시리즈와 동일한 스냅드래곤865가 탑재됐다.

S20 FE의 메모리는 6DPA로 12DPA인 S20 시리즈의 절반이다. 6DPA 정도면 사용하는 데 부족하진 않지만, 메모리는 많을수록 좋다. 메모리에서 제법 크게 급 나누기를 한 것은 좀 아쉽다.

유리를 버리고 색을 얻다


갤S20 FE 후면은 헤이즈 공법을 적용해 무광처리했다. 갤럭시 노트20(울트라 아님)에도 사용된 기술이다. 소재는 유리가 아니라 플라스틱을 사용해 원가절감을 했다.

소재를 다운그레이드한 대신 색상을 다양하게 전개해 이를 상쇄했다. 갤S20 FE는 클라우드 레드·클라우드 라벤더·클라우드 민트·클라우드 네이비·클라우드 화이트 등 5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은은한 파스텔톤 색상은 무광 재질 질감과 맞물려 시각적 만족감이 높다.

대부분 사용자가 스마트폰 케이스를 씌운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면 재질이 플라스틱인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갤S20 FE의 저렴한 가격이 모든 단점을 상쇄한다. 갤S20 FE 출고가는 89만9800원이다. 삼성전자 플래그십 라인업이 90만원 미만으로 나온 건 갤럭시S7(83만6000원) 이후 처음이다.

갤럭시S20(124만8500원), S20+(135만3000원), S20 울트라(159만5000원)와 비교하면 가격 체감이 크게 느껴진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