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는 가운데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공개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세를 과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올해가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인 만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연설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9일 외교가와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10일 평양에서 열리는 열병식에서 수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경제 실패 등의 어려움을 반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행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예술 공연 등으로 노동당 창건일 분위기를 띄웠다. 통신은 “당 창건 75돌 경축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삼지연 극장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도 지난 6일 김일성광장 주변에서 대규모 군 병력이 행진하고 대동강 인근에 수백대의 차량이 주차된 모습을 포착했다고 공개했다.
한·미 당국이 이번 열병식에 주목하는 것은 북한이 이 행사에서 새로운 전략 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본토를 공략할 수 있는 다탄두 탑재형 신형 ICBM과 이동식 발사 차량, SLBM 등이 공개될 수 있다. 다만 북한이 미국 대선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중인데다 미국이 본토를 위협하는 핵·미사일을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설정한 만큼 이를 직접 시험할 가능성은 낮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군중연설 여부와 대미·대남 메시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직전 정주년이었던 2015년 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우리의 혁명적 무장력은 미제(미국 제국주의)가 원하는 그 어떤 형태의 전쟁에도 다 상대해줄 수 있다”고 육성 연설을 했다. 김 위원장이 9일 당 간부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가운데 이례적으로 불참한 것 역시 연설 준비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열병식 생중계 여부도 관심 포인트다. 북한은 2018년 9월 정권 수립 70주년 열병식과 같은 해 2월 건군 70주년 열병식을 녹화방송으로 진행했다. 다만 2017년 4월 태양절 기념 열병식과 2015년 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은 당일 생중계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