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바라보며 ‘집값 원망’… 또 싸움터된 기안84 웹툰

입력 2020-10-09 14:16 수정 2020-10-09 14:21
연합뉴스, 기안84 '복학왕' 일부

웹툰 작가 기안84(본명 김희민)가 연재 중인 만화 ‘복학왕’이 또 한번 네티즌의 갑론을박 대상이 됐다. 국내 집값 폭등을 주제로 삼아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다.

“가끔은 기가 막힌다. 이렇게 열심히 일해도 집 살 길은 보이지가 않는게… 닿을 수도 없는 이야기 같은!!!” “가진 놈들은 점점 더 부자가 되는데 나나 우기명은….”

지난 6일 공개된 ‘복학왕’ 312화 두더지 2편에는 이런 대사가 등장한다. 초등학교 기간제 체육교사인 등장인물은 집 없는 가난한 학생이 따돌림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자신의 처지도 다를 바 없다는 사실에 고뇌를 시작한다.


배경은 어두운 밤하늘로 바뀌고 밝은 보름달이 화면을 채운다. 등장인물은 달을 향해 손을 뻗으며 “기가 막힌다” “닿을 수도 없다” 등 분노에 찬 말들을 내뱉는다. 그리고는 “한강이 보이는 마당있는 주택은 몇년 만에 몇십억이 올랐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노동 의욕이 사라진다. 이건 진짜 뭔가 잘못된 거 아니냐?”며 머리를 싸맨다.

만화를 본 일부 독자들은 기안84가 해당 회차에서 주거 문제로 인한 계층 양분화 심화 현상을 보여주며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풍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등장인물이 손을 뻗었지만 닿을 수 없었던 ‘달’은 문재인 대통령의 애칭인 ‘달님’을 뜻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우리나라 집값 현실 잘 표현했다” “집값 오르는 걸 보면 상대적 박탈감이 너무 심하다” “서민들은 평생 안 쓰고 모아도 집 살까말까다” “일확천금이 생기지 않는 이상 집 사기 어려운 게 사실” “속이 다 시원하다” 등 현정부 들어 심화된 집값 폭등 현상을 언급하며 자조적인 반응을 보인 댓글도 쏟아졌다.

반면 “기안84 본인도 억대 연봉을 받으며 수시로 이사가는 걸 방송으로 봤는데 이런 비판을 할 자격이 있느냐”는 반박도 있었다. 또 “이정도로 기안84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직접 저격했다는 건 과장된 해석이다” “만화는 만화로만 보자”며 논란화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