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카르텔” “권력 호위무사”...김진애·나경원 설전

입력 2020-10-09 13:00 수정 2020-10-09 14:13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동작구을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나경원 후보(좌)가 4월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흑석시장 앞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원내대표(우)가 6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진애 열린민주당 원내대표가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옛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연루된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관련 압수수색 영장 기각에 “카르텔이 있어서 서로 봐주는 게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저를 수도 없이 죽이려 한다”며 반박했다.

김진애 “나경원 영장 100% 기각 … 카르텔 있어 봐주는 것 아니냐”

김 원내대표는 지난 7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스페셜올림픽코리아 관련 압수수색 영장이 모두 기각된 사실을 거론하며 “일반 영장 청구에 대해서는 기각률이 1%밖에 안 된다”며 “그런데 나경원 전 판사에 대해서는 100% 기각이 됐다. 영장(발부 여부)을 판단하는 건 법원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판사들이 영장을 기각하면서 나 전 의원이 판사였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말이냐’고 묻자 김 원내대표는 “그럴 수 있다는 걸 지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도 수원고법에 있다. 법원행정처 차장도 판사 출신이고, (나 전 의원과) 가까운 걸로 알고 있다”며 “카르텔이 있어서 봐주는 게 작용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서 (국감장에서) 지적했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법원행정처 차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도 82학번 동기다’라고 대답하지 않았냐’라는 취지의 질문을 던지자 김 원내대표는 “이분들은 (조 전 장관과) 다른 점이 딱 하나 있다. 조 전 장관은 판사 출신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에게는) 한 달 동안 압수수색영장을 70군데 발부했다”며 “나 전 의원 같은 경우에는 사학비리, 스페셜올림픽코리아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나경원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정권 호위무사답다”

나 전 원내대표는 반발했다. 그는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를 향한 정권의 탄압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며 “제 가족, 그리고 저와 함께 일했던 무고한 사람들마저도 핍박받는다. 국민의 시선을 돌리고 불만 여론에 물타기를 하기 위해 저를 또 타깃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어 김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사자성어 ‘불안돈목(佛眼豚目·부처의 눈과 돼지의 눈)’를 거론하며 “권력 카르텔 정권의 호위무사답다. 지금 법원과 검찰 내부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는 사람에게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발언”이라며 “알면서도 영장 기각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나경원 영장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내줘라’라는 압박”이라고 주장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문체위 여당 의원들이 야당 측 증인 신청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저 나경원을 증인으로 부르자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폭로도 했다. 그는 “지난해 국정감사 내내 털고 털어서 문체부 법인 사무검사까지 마치고, 거기서도 아무런 위법, 불법이 없다고 한 스페셜올림픽코리아 문제다. 또다시 들고나오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그토록 저를 불러 세워서 괴롭히고 싶다면, 저 역시 기꺼이 출석하겠다. 두려울 것도, 망설일 것도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시련의 계절이다. 작년 ‘조국 사태’에 이어 ‘추미애 사태’에서도 어김없이 저를 끄집어내어 정치 공세를 벌인다”며 “나경원을 수도 없이 죽이려 하고 있다. 최소한의 도의는커녕 뻔뻔함이 이 정권의 본질이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이병석)는 지난달 21일 나 전 의원이 회장을 맡고 그의 딸이 임원으로 있었던 스페셜올림픽코리아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