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3만마리 죽인 돼지열병 재발…2465마리 살처분

입력 2020-10-09 10:51 수정 2020-10-09 10:55

강원도 화천 농장 1년 만에 ‘확진’
양돈 산업 큰 피해…돼지고기 값 급등
직전 발생시 43만 마리 살처분

코로나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1년 만에 재발했다. ASF 전염병은 치사율이 100%에 이르면서 양돈 산업에 큰 손해를 끼친다. 직전 발생 때 약 43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되고,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했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9일 강원도 화천 양돈 농장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중수본은 지난 8일 해당 지역 양돈 농장에서 출하된 어미돼지(모돈) 8두 중 3두가 폐사한 것을 확인했으며, 정밀 검사 결과가 ASF 확진 판정이 나왔다고 했다.

중수본은 이날 오전 5시부터 11일 오전 5시까지 ‘48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을 발령했다. 경기·강원의 돼지농장·도축장·사료공장‧출입차량과 관련 축산시설 등이 대상이다. 또 발생 농장과 인근 10㎞ 이내 양돈 농장의 사육 돼지는 모두 살처분을 실시하기로 했다. 2465마리가 살처분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방역 강화를 관계 부처에 긴급 지시했다. 정 총리는 “철저한 역학조사를 통해 전파 원인을 신속히 파악하고,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현장 방역 조치가 빈틈없이 이행되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ASF가 다시 발생한 것은 1년 만이다. ASF는 지난해 9월 17일 접경 지역인 경기도 파주지역 양돈 농장에서 처음 발생했다. 같은 해 10월 9일 경기 연천군 양돈 농장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1년여간 사육돼지에서 추가 확진은 없었다. 다만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740건 이상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사육돼지 전파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상태였다.


ASF는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 전염병으로 ‘돼지과’에 속하는 동물만 감염된다. 지난해 발병 당시 약 43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양돈 산업이 피해를 겪으며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ASF 발병 직후 1㎏에 5838원까지 치솟았다.

이로 인해 최근 당국은 ASF 양돈업 영업 제약을 점차 완화하고 있었다. 중수본은 지난달 경기·강원 지역의 사육돼지 살처분·수매 농장 261호에 대해 재입식(돼지를 다시 들임) 절차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1년 만에 재발하면서 재입식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전반적인 방역체계가 강화 될 것으로 보인다.

중수본은 야생멧돼지 발병 지역 인근의 도로·하천·축산시설에 대한 집중 소독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강원도 화천군의 남은 양돈 농장(12호)에 대해서는 돼지 이동 중단, 분뇨 반출금지 및 전용 사료차량 지정·운영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경기·강원 접경지역의 모든 양돈농장 395호에 대해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전화예찰도 매일 실시하기로 했다. 경기·강원의 살처분·수매 양돈농장에 대한 돼지 재입식 절차도 잠정 중단한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의심될 경우 지체없이 검역 본부와 지자체 등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