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글날에 세종대왕 동상 차벽에 갇혀…반헌법적 억지”

입력 2020-10-09 10:38
한글날 서울 도심 집회가 예고된 지난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집회 금지 안내문과 펜스가 설치되어 있다. 최현규 기자

국민의힘은 한글날인 9일 “세종대왕은 ‘소통대왕’이었는데,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 세종대왕에게 오늘은 꽉 막힌 날이 될 듯하다”고 밝혔다. 서울 광화문 일대에 불법 집회를 막기 위한 경찰 차벽이 다시 등장하자 비판의 날을 세운 것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ㅇ서 “오늘 세종로라 이름 붙여진 광화문 광장에서 세종대왕 동상은 한나절 내내 울타리와 차벽에 갇혀 지낼 것이다”며 경찰의 차벽 설치를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이어 “하늘이 열린 지난 개천절에도 1만585개의 울타리와 537대의 경찰버스 차벽에 둘러싸여 있었다. 공권력이 살아있는 하루였다”며 “정부가 코로나19를 빌미로 민주주의를 탄압한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연휴에 인산인해를 이루는 다른 곳에 대한 대책 정도는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 일각에서는 집회·시위의 자유마저 빼앗는 법안을 냈다”며 “이제 신문고를 찢고 광화문의 종도 깨겠다는 것이냐. 코로나19를 핑계로 정권에 반하는 목소리를 아예 차단하겠다고 하는 위험한 반헌법적 억지다”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차벽을 세우면서도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차벽 설치 등은 과잉대응이란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지난 개천절 때와 비슷한 규모의 인력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대변인은 “권위가 있으면 권력은 따른다. 정부는 조바심 내지 말고 소통을 통해 먼저 권위를 획득하기 바란다”며 “아무쪼록 세종대왕의 소통 의지를 되새겨보는 하루가 되길 희망한다”고 지적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