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빠요” “대통령 아빠찬스” 문준용·곽상도 페북 설전

입력 2020-10-09 10:35 수정 2020-10-09 10:48
연합뉴스, 문준용씨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가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을 언급하며 “상습적이고 무분별한 권한 남용으로 사람들을 헤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씨는 8일 페이스북에 글을 쓰고 “곽 의원이 제가 출강 중인 대학 이사장을 국정감사에 불러냈다고 한다. 제 강의평가를 달라고 했다는데, 한마디로 시간강사 시킨 게 특혜 아니냐는 소리다. 그런데 그거 하나 물어보고 이제 됐으니 들어가라고 한 모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감에 출석하면 자기 차례까지 몇 시간 대기도 해야 할 텐데 제가 본의 아니게 폐 끼친 분이 또 한분 늘었다”며 “특혜가 없어도 이번에 제 강의는 잘릴 것 같다. 그 이사장님과 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 강의평가는 한마디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그냥 보통이다. 요즘 원격강의 잘해보려고 동영상 열심히 찍는 중이다. 몇 개 공개돼 있으니 직접 보고 평가하라”며 “곽 의원이 그걸 볼 리는 없고 왜 강의평가를 구하는지 뻔하다. 편집, 발췌, 망신 주기. 이상한 데 발표해서 제 이름 검색하면 강의평가 점수 나오게 만들 거다. 강의평가를 봤더니 아무 문제 없다는 소리는 절대 안 한다”고 말했다.

곽상도 의원. 연합뉴스

그러면서 “곽 의원 나쁘다. 저번에 제 조카 학적 정보 유출로 한분 징계 먹게 만드셨다. 강의평가도 유출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국회의원이니 법은 잘 알 테고 혹시 멋모르고 걸려들지도 모르니 일단 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료 준 사람이 자기 때문에 피해 볼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런 걸 상습적이라고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문씨의 분노에 곽 의원은 9일 페이스북 글로 맞섰다. 곽 의원은 “문준용씨에게 경고한다. 대통령 아들이라고 해서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야당 국회의원의 명예를 훼손하면 안 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그저께 교육부 국감 때 증인으로 출석한 건국대 이사장에게 ‘문씨의 시간강사 평가 자료’를 제출해 주도록 요청했다”며 “이와 관련해 문씨가 공개적으로 밝힌 내용이 사실을 호도하고 있어 분명히 해둔다”고 썼다.

곽상도 의원 페이스북 캡처

곽 의원은 “건국대 이사장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필요 때문에 증인으로 국감장에 불려 나왔고 그에 따라 국감장에 대기한 거다. 이왕에 증인으로 출석했기에 ‘문씨 자료’도 제출해 주도록 요청한 것뿐”이라며 “문씨 건으로 건국대 이사장을 국감장에 불러내지 않았다는 말이다.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자료를 요청한 이유는 이렇다. 작년 8월부터 시간강사법이 실시되면서 많은 분이 강사 자리를 잃었지만 문씨는 작년 2학기에 2강좌, 금년에는 4강좌로 늘었다”며 “남들과 달리 강좌가 늘어난 것이 ‘아빠 찬스’인지, 좋은 강의로 평가받은 결과인지 확인하려고 자료 제공을 요청한 것. 문 대통령이 말씀하신 공정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야당 국회의원이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무원 징계 권한, 문 대통령이 갖고 있다. 상습적이고 무분별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도 그만한 권한을 가진 문 대통령만 가능한 일”이라며 “국회의원에게 자료 제출한 수많은 공무원 가운데 유독 문다혜씨 부부 아들 자료 제출한 공무원만 골라서 징계 먹이는 것이 바로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 아들이 아빠 찬스 누리고 사는데 야당 국회의원이 일일이 확인하니 불편하냐”고 반문하며 “문 대통령 임기가 종료되면 그마저 끝날 것이니 그때까지는 자숙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