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집회는 금지…차벽 설치로 도심 통행 제한 유의

입력 2020-10-09 09:09
개천절인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주변의 돌발적인 집회·시위 등을 차단하기 위해 경찰 병력과 버스로 진입로가 통제돼있다. 연합뉴스

한글날인 9일 서울 도심에서 일부 단체가 예고했던 대규모 집회는 금지됐다. 다만 개천절이었던 지난 3일과 마찬가지로 기자회견이나 차량 시위 등은 진행될 전망이다. 경찰은 개천절과 마찬가지로 차벽을 치고, 도심 주요 도로를 통제할 예정이다. 또 지하철도 서울 광화문 인근 주변 역에서 정차하지 않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서울 지역에 신고된 집회는 지난 7일 낮 12시 기준 1210건이다. 경찰은 이 중 인원이 10명 이상이거나 중구·종로구 등 집회금지 구역에 신고된 137건에 개최 금지를 통고했다.

이 가운데 보수 성향의 단체가 한글날 집회를 금지한 경찰의 처분에 불복해 낸 집행정지 신청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에 따라 서울 도심에서 합법적인 대규모 군중 집회는 개최되기 어려워졌다. 이 단체를 비롯해 군중 집회를 신고했거나 계획한 단체는 지난 3일 개천절 때처럼 기자회견, 1인 시위 등의 형태로 도심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사랑제일교회 등이 참여하는 8·15광화문국민대회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서대문구 독립문, 오전 11시30분 종로구 창덕궁 돈화문, 낮 12시 중구 남대문, 오후 1시 종로구 보신각 등에서 ‘4·15 부정선거’ 비난, 방역 당국·교회 탄압 규탄, 낙태 반대 등을 주제로 연속 기자회견을 연다. 우리공화당도 오후에 중구 한국은행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한다.

도심에서 2000명 규모의 집회를 열려다 실패한 8·15비대위는 오후 2시 광화문광장 안에서 ‘정치 방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차벽으로 광화문광장이 폐쇄되는 만큼 예정대로 회견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단체는 개천절 때처럼 광화문역 인근에서 별도의 회견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개천절 때처럼 광화문광장 일대에 경찰버스 차벽과 철제 펜스 등을 설치한다. 차량시위는 ‘9대 이하’ 기준에 맞춰 진행된다. 경찰은 개천절과 마찬가지로 시위 차량이 신고 범위를 넘어 이동하지 못하도록 곳곳에서 검문할 예정이다.

경찰은 개천절 차량시위에 대해 법원이 부과한 조건을 이번 시위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법원은 집회 참가자의 이름·연락처·차량번호 목록을 미리 경찰에 내고, 집회 시작 전 경찰에 확인받아야 한다고 적시했다.


경찰이 서울 도심 주요 도로를 통제하고 차벽을 설치함에 따라, 교통 혼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날 경찰의 교통 통제 상황에 따라 도심을 운행하는 총 57개 노선 시내버스를 임시로 우회 운행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3호선 경복궁역, 5호선 광화문역 지하철도 이용이 제한된다.

집회·차량 시위 시간대 자세한 교통 상황은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정보 안내 전화(02-700-5000), 교통정보센터 홈페이지(www.spatic.go.kr), 카카오톡(서울경찰교통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버스 우회 정보는 서울시 교통정보 시스템(topis.seoul.go.kr), 120다산콜센터(120) 등에서 확인하면 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