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아르누보 주상복합 대형화재 수백명 대피 49명 부상

입력 2020-10-09 02:59

8일 오후 11시7분쯤 울산시 남구 신정동의 33층 주상복합 건물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최초 건물 12층에서 시작해 한때 외벽 단열재를 타고 번진 불길로 건물 거의 전체가 불꽃에 휩싸였을 정도로 화재가 컸다.

불길이 강한 바람을 타고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이 건물(127세대)과 인근 주민 등 수백명이 대피했다.

이날 오전 7시 울산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불티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면서 왕복 10차로가 넘는 도로 건너편에 있는 대형마트 옥상에 불이 옮아붙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직후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인근 6개서 인원 96명과 소방차 27대를 동원해 1시간 30여분 만에 큰 불길은 잡았다. 강풍으로 화재 진압에 애로사항을 겪고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49명이 연기흡입과 찰과상 등으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같은 시각까지 사망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금 소방당국은 23층, 28층, 33층 3개 층에서 인명 구조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건물 옥상에는 자력대피 주민 23명, 소방관이 구조하여 대피한 3명으로 총 26명이 대피 중이며 구조대원 5명이 보호 중이다.

불이 난 건물을 포함해 인근 주민 수백명이 대피하는 등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주민들은 물을 적신 수건을 입에 대고 대피했고, 맨발로 집을 뛰쳐나온 사람도 보였다.

불이 난 건물 주변에는 “가족이 연락이 안 된다”면서 안타까움에 발을 구르는 시민들도 보였다.

14층에 거주하는 50대 주민은 “소방관들 8명 정도가 ‘타는 냄새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와서 13층부터 아래로 내려가면서 확인 작업을 했다”며 “그러던 중에 갑자기 13층에서 위로 불길이 치솟았고, 창문이 ‘펑펑’ 하면서 깨지고 거실과 침실에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발화 층은 화재 완전 진압 후 정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