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33층짜리 주상복합건물에서 8일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최고층까지 번졌고 주민 300여명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7분쯤 남구 달동 주상복합건물 삼환아르누보에서 불이 났다.
소방본부는 최초 건물 12층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이후 소방청은 건물 3층 테라스 외벽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확인하는 등 현재까지 정확한 발화 지점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 강한 바람이 불어 불길은 건물 전체로 번졌다. 건물 외벽의 드라이비트(콘크리트 벽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붙이는 공법)도 화재 확산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소방당국, 인명피해 파악 중
소방당국은 인근 소방서 소방력을 모두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화재를 진압하면서 인명 수색과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본부는 오전 1시 27분 기준, 연기를 흡입한 부상자 26명을 확인해 병원에 이송했다고 밝혔다.
주민 300여 명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으나 옥상에 갇힌 43명은 현장에 진입한 소방대원들의 통제 하에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있다.
정확한 인명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소방대원들이 층마다 수색 중이다.
불이 난 건물을 포함해 인근 주민 수백명이 대피하는 등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주민들은 물을 적신 수건을 입에 대고 대피했고, 맨발로 집을 뛰쳐나온 사람도 보였다. 불이 난 건물 주변에는 “가족이 연락이 안 된다”면서 안타까움에 발을 구르는 시민들도 보였다.
불티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면서 왕복 10차로가 넘는 도로 건너편에 있는 대형마트 옥상으로 불이 옮아붙기도 했다.
불이 난 건물은 지하 2층∼지상 33층 규모에 127가구와 상가가 입주해 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