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함’ 책을 어려워하는 초등 저학년을 위한 선물

입력 2020-10-08 21:47


유창하게 읽는 아이들은 저절로 책을 좋아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유창하게 읽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읽기 유창성은 정확하고 적절한 속도로 물 흐르듯이 부드럽게 읽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우리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에서 한글을 해득하고, 2학년 정도가 되면 자연스럽고 유창하게 잘 읽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4학년 학생 중 35%는 유창하게 읽지 못했다. 국내외 최신 연구에서 읽기 유창성은 읽기 이해와 높은 상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소리 내어 유창하게 읽지 못한다면, 글을 읽고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국가읽기위원회(NRP)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까지 읽기 유창성 교육이 필요하며, 읽기부진이나 학습장애 아동은 그 이후에도 유창성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창하게 읽으면 아이들은 책을 좋아하게 된다.
책을 유창하게 읽지 못하는 아이들을 관찰해보면, 읽기가 느리고 더듬더듬 부정확하게 읽는다. 그리고 추측해서 읽는 모습도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글을 읽는 것 자체에 인지적인 에너지를 대부분 사용해버린다. 그래서 내용을 이해도 못할 뿐만 아니라 점점 책 읽기가 싫어지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어휘력과 배경지식도 부족해진다. 반면 유창하게 읽는 아이들은 글 읽기 자체에 인지적인 에너지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글의 주제와 내용에 집중한다. 그래서 책이 재미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고 점점 책을 좋아하게 된다.

아이들의 읽기 유창성 발달을 위해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아이들의 읽기 유창성 향상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묵독(silent-reading)이 아니라 소리 내어 반복해서 읽기(Guided Repeated Oral Reading)이다. 배움찬찬이연구회에서는 그동안의 현장연구를 통해 <따스함 : 따라 읽기, 스스로 읽기, 함께>(템북, 2020)을 출간했다. 제주도에서 시작해 강원도, 인천의 여러 학급에서 적용한 결과 중하위권 학생 읽기 능력 향상이 특히 눈이 띄었다. 이 책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온라인 홈페이지(www.basic123.net)에 음성자료(시범 읽기와 학습안내)를 제공했다. 학교와 가정학습에서도 쉽게 읽기 유창성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인천시교육청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희망하는 200학급에 보급
교육현장에서도 읽기 유창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인천시교육청에서는 초록우산재단과 연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학력 격차 해소와 기초학력 증진을 위해 읽기 발달의 결정적 시기인 초등학교 1~3학년 200학급을 대상으로 교사 연수와 함께 ‘읽기 유창성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는 템북에서 발간한 <따스함>을 읽기 유창성 프로그램으로 선정해 보급할 예정이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