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감염 노터대임대 총장에 사퇴 요구 쇄도… “마스크도 안 쓰고”

입력 2020-10-08 18:15 수정 2020-10-08 18:34
존 젠킨스 노터대임대 학장. AFP 연합뉴스

지난달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 지명식에 참석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존 젠킨스 노터데임대 총장이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방역수칙을 무시하고 외부 행사에 나가 공중보건에 해를 끼치고, 대학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한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7일 “학생들은 캠퍼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젠킨스 학장의 위선에 분노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대학들이 학생들을 다시 캠퍼스로 불러모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때도 젠킨스 총장만큼 강력하게 대학 재개방을 요구한 사람은 없었다”고 전했다.

노터데임대 학생 신문은 사설을 통해 젠킨스 총장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건에 대해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일부 학생들은 방역 수칙을 위반했다며 젠킨스 총장을 ‘코로나19 핫라인’에 신고하기도 했다. NYT는 “교수평의회는 전날 밤 총장 불신임 투표를 실시했으나 한 표가 모자랐다”고 전했다.

젠킨스 총장은 지난주 대학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에서 “행사에 참여하는 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많은 사람들과 악수를 나눴다”면서 “그릇된 판단을 후회한다. 노터데임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방역 수칙을 지키도록) 요구하면서도 모범을 보이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일부 교수들은 “그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충분한 벌”이라면서 젠킨스 총장을 동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수의 대학 구성원들은 많은 사람들이 타 지역으로의 이동을 삼가고 있는 상황에서 젠킨스 총장이 워싱턴에 방문한 점에 대해 분노했다고 NYT는 전했다.

에일린 헌트 보팅 정치학 교수는 “이 학교에 부임한 2001년 이후로 이렇게 분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나는 부모님을 1년이 넘게 만나지 못하고 있다” “모든 여행을 중단했다” “첫 손자가 태어나는 것도 보지 못했다”며 젠킨스 총장을 비난했다.

헌트 보팅 교수는 “젠킨스 총장은 자신이 강조한 것들을 실천하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대법관 지명과 ‘마스크에 대한 대통령의 저항’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임으로써 노터데임대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오명을 뒤집어쓰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