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상관의 상습적 폭행·폭언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 김홍영 검사의 부모와 함께 서울남부지검을 찾았다. 지난달 30일 김 검사가 근무하던 남부지검 검사실을 찾은 지 9일 만이다.
추 장관은 이날 김 검사의 부모와 함께 청사 앞 화단에 있는 추모패와 추모식수 앞을 찾았다. 추모패에는 ‘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이 있다 / 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는 정호승 시인의 시 ‘봄길’이 적혀있다. 또 김홍영 검사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해야 합니다라는 문구도 적혀있다.
김 검사의 부모는 “추모 나무나 추모패의 글 모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인데 추진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김 검사의 모친을 껴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추 장관은 “김 검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한 수사결과가 발표된 지 이틀 후인 지난달 30일에도 서울남부지검을 찾았다. 일각에서는 추 장관이 잇따라 남부지검을 찾은 것을 두고 아들 관련 의혹을 돌파하기 위해 국면전환용 이벤트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검사 유족 측은 김 검사의 직속 상관이었던 김대현 부장검사의 수사를 촉구하는 의미에서 검찰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었다. 오는 16일 수사심의위가 열릴 예정이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