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형제 매치’ 앞둔 형·아우 대표팀 “꼭 이긴다”

입력 2020-10-08 17:49 수정 2020-10-12 19:03
축구국가대표팀 골키퍼 조현우가 8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은 오는 9일과 12일 두 차례 경기를 치른다.

선수들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불가피하게 마련된 국내 선수들 간의 경기지만 오랜만에 보는 대표팀 동료들의 얼굴이 반가워서이기도 했다. 즐거운 분위기 와중에도 같은 숙소 안에 소집된 성인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23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은 묘한 신경전을 주고 받으며 ‘스페셜 매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축구 남자 성인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은 8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이튿날 국가대항전을 대신해 열릴 양 팀간 ‘스페셜 매치’에 앞서 공개훈련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두 대표팀은 한글날인 9일 오후 8시에 고양종합운동장에서 1차전을, 사흘 뒤인 12일 같은 시간에 2차전을 치른다.

공개훈련에서 같은 23세 또래들로 구성된 올림픽대표팀의 분위기는 특히나 정다워보였다. 런닝 와중에도 서로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공격수 조규성은 “코로나19 때문에 올해 못 모일 줄 알았는데 오랜만에 친구들과 훈련해서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몇 달 사이에 소속팀에서 기량을 쌓고 주전으로 도약한 어린 선수들도 많은만큼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동생들은 이번 경기의 목표를 승리라고 못박았다. 조규성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공격수 오세훈은 “축구선수라면 당연히 이기는 게 목적”이라면서 “이겨도 져도 본전이란 말은 단순한 형 동생 사이라면 몰라도 선수로서는 아쉬운 소리다. 무조건 이긴다는 목적을 가지고 승리할 수있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성인대표팀의 ‘형’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성인대표팀 골키퍼 조현우는 “같은 숙소에서 생활하다보니 묘하게 신경전이 있다”면서 “승부는 승부니까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리그1에 울산 현대 소속으로 맞섰던 올림픽대표팀 소속 전북 현대 골키퍼 송범근에 대해서도 “골키퍼끼리는 경기에 앞서 묘한 긴장감이 있기 마련”이라며 “성인대표팀이 이겨야 한다 생각한다. 꼭 이기겠다”고 말했다.

앞서 양 팀은 지난달 초 A매치 기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맞상대할 다른 국가대표팀을 찾기가 어려워지자 맞대결을 추진했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이 코로나19 확산 탓에 A매치 기간을 연기하면서 양 팀 경기 일정도 다음 A매치 기간인 이달로 미뤄졌다.

대한축구협회(KFA)는 한글날인 9일 치러지는 경기에는 각 선수복에 한글로 이름을 새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뀐 대표팀 선수복이 경기에서 공개되는 건 처음이다. 성인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과 올림픽대표팀의 김학범 감독 역시 각자의 한글 이름이 새겨진 트레이닝복을 입는다.

이번 경기는 K리그 올스타전의 대리전 성격도 있다. 해외파 선수들이 들어오지 못하는 사정상 양 팀이 국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 꾸려질 수밖에 없어서다. 올 시즌 K리그는 지난해 ‘유벤투스 사태’ 여파와 코로나19로 인한 일정 조정으로 올스타전이 무산된 상태다.

한편 KFA는 이날 훈련 중 성인대표팀의 좌측면 주전 수비수 홍철이 왼쪽 무릎을 다쳐 소속팀 울산 현대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강원 FC의 심상민이 대신 합류했다. 과거 2016년 리우올림픽에 올림픽대표로 출전한 경력이 있기는 하지만 성인대표팀에서는 첫 발탁이다. 앞서 성인대표팀에서는 먼저 명단에 오른 울산 이청용이 훈련 중 부상으로 빠지고 강원의 이현식이 뽑히기도 했다.

파주=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