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못나가니 머리 박는 자폐 아들” 국감서 나온 호소

입력 2020-10-08 17:19 수정 2020-10-08 17:37
8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에 대한 화상 국정감사가 실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장애인 관련 센터·시설이 휴관하면서 피해를 겪고 있는 어머니가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나섰다. 그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들이 코로나19로 밖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8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화상 국정감사에서는 장애 아들을 둔 A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저희 아들은 21살이고 중증 자폐성 장애 1급이다. 지능은 1.8세”라며 “코로나19 이전에는 평생교육센터를 주5회 이용을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어 “코로나19가 터지니까 평생교육센터가 긴급돌봄으로 변했다”며 “다른 시나 구에서 운영하는 센터는 휴관이 돼 남은 시간은 온전히 집에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은 자폐 장애라서 돌발행동이 심한데, 밖에 나가고 싶다는 의사표현 자체를 못한다”며 “코로나19가 얼마나 위험한지 이야기를 해도 이해를 못하고, 왜 자신이 밖에 나가지 못하는지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밖에 나가고 싶다는 느낌이 있을 땐 벽에 머리를 박고 소리를 지르고 온 몸으로 화를 표현하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야 멈춘다”며 “머리를 박다가 병원에 갈 일이 생길까봐 염려된다”고 털어놨다.

A씨는 고등학교 2학년생인 자녀 역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동생은 고2인데 온라인 수업을 들어서 한 공간에 있다보니 수업을 받는 아이도 지장이 있는 상황”이라며 “지켜보는 부모 마음은 안타깝고 힘들다. 센터나 시설이 휴관을 해 이용하지 못하는 가정에서는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센터를 온전히 휴관하지 말고, 명수 제한을 두고 탄력적으로 운영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씨는 “네 차례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서비스를 지원받은 게 있느냐”는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없다. 장애인 감염병 대응 매뉴얼도 전혀 홍보가 안돼 이용할 수도 없었다”고 답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발달장애인에 대해 복지관이나 센터의 일률적 휴관이 부적절하다는데 동감한다”며 “탄력적으로 운영을 해서 장애인이 적절히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