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가 자신을 성추행한 후 인사보복을 한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 전 검사장의 무죄 확정 소식에 “평생 싸우겠다”며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서 검사는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재상고해 끝까지 갈 것이라는 검찰 쪽 이야기를 믿고 있었는데 재상고 포기 기사를 인터넷에서 봤다. 여전히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어 “현행 수사와 재판 관행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얼굴과 이름을 내놓고 생방송 인터뷰를 하는 사회적 자살행위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검찰의 상고 포기는 예상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직에서 부정당하고 음해당하며 동료라 생각했던 이들의 계산적 외면을 직면한 쓰라림, 당연한 진실을 누구 하나 말하지 않고 새빨간 거짓으로 덮어버리는 검찰과의 관련성을 떨쳐내기 어려운 법원을 지켜봐야 하는 참담함이 있었다”며 “뻔하지도 익숙해지지도 않는 고통보다 견디기 힘든 건 변하지 않는 검찰, 변하지 않는 세상을 지켜보고 있어야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검사는 검찰 조직을 꾸준히 비판해온 임은정 부장검사와의 통화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오전에 임 부장님과 이런 통화를 했다. ‘이이효재 선생님이나 긴즈버그 대법관을 보면 90이 넘도록 평생을 싸우셨는데 우리가 과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고작 몇년 싸웠다고 힘들다 하지 말자’”라며 “90이 넘도록 살 자신은 없지만 평생 싸워는 봐야겠다. 그 끝에 이번에 찾지 못한 정의와 더 나아진 세상이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안 검사장은 2015년 8월 법무부 검찰국장 재직 시절 과거 자신이 성추행한 서 검사가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해 지난달 29일 파기환송심에서 무죄 판결이 났다. 이후 검찰이 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 재상고하지 않아 안 전 검사장은 무죄가 확정됐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