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8일 박능후 장관이 본인의 출신 대학에서 상을 받았다고 자찬하는 자료를 내 논란이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석 포스터 논란에 더해 박 장관의 쇼맨십이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3시쯤 출입기자들에게 자료를 보내 박 장관이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로부터 동문 중 예술, 과학, 교육, 정부 분야 등에서 자국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는 ‘하스 인터내셔널 어워드’를 수상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기반 돌봄 정책을 도입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좋은 소식이지만 과연 현 시점에서 부처가 장관의 수상 소식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상 주체가 미국의 명문대긴 하지만 국제 기구나 보건 복지분야에서 보다 이름있는 기관도 아니고, 박 장관이 그저 동문으로서 받은 상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이날은 복지부 국정감사가 있던 날이었다. 또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줄긴 했지만 추석 연휴 이후 대규모 인구 이동의 영향이 아직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아 안심할 수 없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관이 모교로부터 받은 상을 굳이 자찬해야 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박 장관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미 박 장관의 쇼맨십은 추석 포스터 사태를 통해 지적받은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오전 9시 자체 페이스북 페이지와 네이버 블로그 등에 양복 차림의 박능후 장관이 정자세로 서 있는 포스터를 올렸다. 보름달 배경의 포스터에는 ‘보건복지부는 국민이 안심하고 추석을 보내실 수 있도록 쉼 없이 방역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라고 적혀 있고, 포스터 우측 상단에는 보건복지부 로고가 적혀 있었다.
정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있으니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장관 포스터 어디에도 이처럼 거리두기를 당부하는 내용은 없었다. 박 장관 포스터를 놓고 “세금을 들여 장관의 치적을 홍보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도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짜 기괴한 포스터다, 세금 안 썼기만 바란다”고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매년 명절이 되면 장·차관의 인사 메시지를 담은 카드 또는 영상 게시물을 만들었다”면서 “복지부 직원이 직접 사진을 찍고 디자인을 해 별도 비용도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질병으로 나라가 어지러운 상황에서 주무 부처 장관이 자신을 최대한 낮추고, 사태해결을 위해 낮은 자세로 뛰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